예비남편과 히말라야 여행
극한 코스 40일 횡단 기록
작년 12월 라오스 한달 체류
현지인과 생활 속 교감 담아


여행은 선택에 따라 휴식이 될 수도,일생의 도전이 될 수도 있다.두려움을 박차고 일상의 프레임을 벗어난 강원도 여성들의 오지 여행기가 잇따라 출간됐다.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로 떠난 극한의 허니문,발걸음이 느려지는 라오스에서의 여정을 작가들과 함께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삶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 프리 허니문(pre-honeymoon)으로 떠난 ‘함께 히말라야’

▲ 문승영씨의 예비남편인 타오씨가 히말라야 횡단길 룸바 삼바 구간에서 청혼을 하는 모습.
▲ 문승영씨의 예비남편인 타오씨가 히말라야 횡단길 룸바 삼바 구간에서 청혼을 하는 모습.

‘설악아씨’로 알려진 속초 출신의 오지 여행가 문승영은 20대 후반 태백산을 다녀온 뒤 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급기야 결혼을 앞두고 예비 남편과의 여행코스로 히말라야를 택한다.문 작가는 2014년부터 지난 해까지 4년에 걸쳐 극한의 루트라고 불리는 1700㎞의 네팔 히말라야 횡단 트레일을 한국인 최초로 완주하게 된다.

책은 히말라야 산맥 횡단 코스 중 가장 힘들다는 동부 네팔 구간인 칸첸중가-마칼루-에베레스트 지역(약 450㎞)을 40일간 연속 횡단한 기록이다.해발고도 약 6000m에서 조난,사방이 크레바스(빙하 사이 틈)로 둘러싸인 빙하를 헤매다 영하 15도를 밑도는 절벽 끝에서 맨 몸으로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숨 막힐 듯 아름다운 은빛 설산 풍경과 그 속에서 순수함으로 빛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가감 없이 그려져 함께 여행하는 듯 스릴과 재미를 느끼게 한다.

문 작가는 베테랑 등반 실력을 살려 적십자 외설악 산악구조대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인생의 속도를 늦추고 싶을 때 ‘라오스 한 달 살기’

▲ 라오스 콩로 마을의 아이들이 우리나라 사방치기와 유사한 놀이를 하고 있다.
▲ 라오스 콩로 마을의 아이들이 우리나라 사방치기와 유사한 놀이를 하고 있다.

원주에서 활동하는 조숙 작가의 ‘라오스 한 달 살기’는 인생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싶을때 필요한 책이다.작가는 따뜻한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를 태국 치앙마이에서 처음 실천하고 지난 해 12월 라오스를 다녀왔다.그의 여행은 머무름이다.스쳐 지나가면 미처 볼 수 없는 여행지의 속살은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해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작가는 오지마을 몽족을 만나 그들의 삶 속으로 기꺼이 들어간다.“얘들아 과자먹자”,“너는 눈이 참 예쁘다”하고 한국어로 말하면 신기하게도 알아듣는 아이들.포탄 껍질로 만든 숟가락으로 식사하고 지붕 없는 학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 돌아오면서 1년에 하나씩 학교를 지어 주겠다고 결심,책 수익금을 모으기로 했다.
직접 찍은 영상을 책 속 QR코드로 넣어 유튜브에서도 여행 모습을 볼 수 있다.조 작가는 “다른 삶을 기웃기웃해 보는 것,그러다가 슬그머니 끼어들어 합류해보는 것이 나의 여행”이라고 말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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