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영화 결산]
‘기생충’ 국내 영화 첫 황금종려상
외화 3편 포함 5편 1000만 관객
도내 촬영 영화 잇단 흥행 기록
스크린 독과점 논란 재점화도
올림픽 정신 잇는 평창남북평화제
지자체 중심 강릉국제영화제 눈길


[강원도민일보 김여진·한승미 기자]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19년에는 영화계에 즐거운 이슈들이 넘쳐났다.한국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나왔고,다섯 편의 영화가 천만관객 고지를 밟았다.강원도 영화계도 그 어느 해보다 들썩였다.평창동계올림픽 개최도시들에서 국제단위의 영화제가 처음 개최,다양한 평가가 이뤄지면서 가능성과 해결 과제가 함께 남았다.도내에서 촬영된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지난 5월 강원독립영화협회가 처음 만들어지는 등 도내 독립영화인들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 역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만큼 아직 열기가 뜨겁다.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거머쥐며 각종 시상식 주요 상을 휩쓴 기생충은 내달 열리는 골든글로브에도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천만관객을 달성한 영화도 다섯 편이나 탄생했다.2014년 ‘명량’,‘국제시장’,‘겨울왕국’,‘인터스텔라’ 등 네 작품이 천만영화에 등극했던 기록을 5년만에 깼다.올해 초 ‘극한직업’이 1626만명의 관객을 동원,예상치 못했던 코미디 영화의 활약을 알리며 천만관객의 테이프를 끊었다.나머지 세 편은 외화가 독식했다.‘어벤져스:엔드게임’이 1393만명으로 예상대로 천만을 돌파했고,‘알라딘’은 입소문으로 1255만 명을 동원 기대 이상의 흥행성적을 거뒀다.‘기생충’도 1008만명을 달성했다.‘겨울왕국2’도 1300만명을 돌파하며 질주,올해 마지막 천만영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이면의 그늘이다.

■ 도내 촬영 영화 인기

올해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엑시트’ 등 도내에서 촬영되거나 강원도의 풍경을 담은 영화들이 화제를 모았다.평창 국제방송센터(IBC)에서 촬영된 첫 영화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관객은 942만명으로 천만관객에는 아쉽게 못미쳤지만 ‘기생충’에 이어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다.춘천대교,도청,춘천시청 인근 등에서 촬영돼 춘천시민들이 대거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했다.배우 안성기와 박서준의 영화 ‘사자’에서는 강릉 초당성당이 나와 눈길을 끌었고,이정재 주연의 ‘사바하’는 영월에서 태어난 쌍둥이를 소재로 전개,도내 곳곳이 직접 묘사됐다.춘천 명동,영월시외버스터미널,도교육청이 등장했고 홍천,태백,속초 등에서도 촬영됐다.또 올해 마지막 대작으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백두산’도 춘천과 홍천에서 주요장면이 촬영됐다.정선에서 촬영한 ‘봉오동전투’의 경우 동강할미꽃 훼손 논란이 일부 있었으나 벌금 납부와 식생 복구작업 진행으로 마무리하고,촬영영상은 도의적 책임으로 영화에 사용하지 않았다.

■ 강원도 영화제의 탄생

도내 국제규모 영화제도 올해 2개나 탄생,지난 8월과 11월에 각각 평창남북평화영화제와 강릉국제영화제가 첫 선을 보였다.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문성근 배우가 이사장을,방은진 강원영상위원장이 집행위원장을 맡아 평창올림픽의 평화유산을 이어받고,남북평화의 물꼬를 영화교류를 통해 이어가겠다는 야심찬 기획 아래 진행됐다.평화를 주제로 한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지만 적지 않은 과제도 남겼다.또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북한 영화인 초청과 개폐막식 북한 개최계획 등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상영시설 부족과 미흡한 모객대책과 함께 지역 이해도가 낮다는 지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영화제 측은 전쟁영화 특별전 등 새로운 계획 아래 심기일전하고 있다.

강릉국제영화제는 기초지자체가 중심이 돼 만든 국제규모 영화제로 눈길을 끌었다.부산국제영화제 성공의 핵심 인물인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이사장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자문위원장으로 선임돼 단기간에 영화제를 준비했다.개막식에는 김서형,김래원,연우진 등 강릉이 낳은 스타들을 비롯해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창동 감독(전 문체부 장관) 등 유수의 영화인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또 문예도시 강릉의 콘셉트를 살린 문학 관련 콘텐츠들과 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이 모인 포럼 등에서 가능성을 엿봤다는 평가들이 있었다.다만 국내 다른 영화제들과의 차별화,외연 추가확장 등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 주목된다. 김여진·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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