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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 키워드는 치유, 상생의 문화 만들어나갈 것”

인터뷰 |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
조계종 출범 후 최초 5선 연임
시대 발맞춘 무형콘텐츠 제시
불교적 연결로 사회갈등 해소
“명상, 치유 생활 문화로 정착”

김진형 formation@kado.net 2019년 12월 30일 월요일 25 면
▲ 조계종 종단 출범 후 최초로 교구 본사에서 다섯 번째 연임을 하게 된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 조계종 종단 출범 후 최초로 교구 본사에서 다섯 번째 연임을 하게 된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 퇴우 정념(64) 평창 월정사 주지스님이 최근 연임,4년간의 새로운 임기에 들어갔다.교구본사 주지의 다섯번째 연임은 통합종단 조계종 종단 출범 이후 최초다.정념 스님은 “정치가 질타 당하고 양극화는 심화되는 현대사회의 갈등을 줄이는데 힘 쏟겠다”고 했다.전나무 숲이 우거진 월정사에서 정념스님을 만났다.

-다섯 번째 주지 연임이다.월정사가 나아갈 방향은.

“최대 화두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산중 교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이다.그간 유형의 인프라 구축에 진력해왔다면 이제는 문명 전환에 발맞춰 화엄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국사회의 문제를 보완하고 상생의 문화를 만드는데 힘쓰겠다.산중이 가진 치유의 관점으로 무형의 콘텐츠를 제시하려고 한다.”


-2004년부터 주지를 맡아왔다.변화를 체감하시나.

“첫 주지를 맡을 때부터 웰빙 흐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월정사는 힐링문화의 확산 속에 영성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탈종교화를 주도하고 있다.우리 불교 자원들이 현대사회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출가학교부터 문화축전,명상마을 등으로 변화해 왔다.”


-자연명상마을 옴뷔 개원 등 명상 대중화에 집중해 오셨는데.

“출가학교가 굉장한 호응을 얻었다.출가는 몸만 산속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몸은 세상 속에 살더라도 마음이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일이다.나는 무엇인가,인생이란 무엇인가,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마음공부를 통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치유가 현대불교의 키워드다.명상이 치유의 생활문화로 정착할 것으로 본다.옴뷔 개원도 산중의 자산을 세상 속으로 배양시켜주는 일이다.”


-책 ‘오대산에서 보낸 편지’를 보면 마음에 관한 내용이 유독 많다.정해진 운명은 없다고 하는 부분도 인상 깊다.

“불교사상의 핵심은 마음의 문제니까.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과거에 기반해서 역사와 오늘이 있지만 우리의 주체적 노력을 통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많은 사람들이 권력이나 재물에 끌려가는 삶을 살지만 주인이 되면 편안하고 자유로워진다.온 세상을 자기 집처럼 느낄 수 있다.자기 자신이 인연의 구조 속에 있다는 것을 체득하면 성인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그런 삶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평화롭고 따뜻해진다.”


-최근 평화에 대한 논의가 주춤하다.

“남북협력 시대가 언젠가 펼쳐지리라 생각한다.미국,중국,일본,북한,러시아 등 열강 속에서 매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공존의 프레임이 한계를 맞이하고 국가,개인,기업이 이기주의의 시대로 흘러가면서 동북아 평화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국민들이 단합된 힘을 모아내지 않으면 난관을 극복할 수 없다.”


-국민들 사이에 분노의 감정이 팽배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에 대한 분노인지,양극화로 인한 것인지….종합적으로 얽혀있겠지만 어느 쪽이든 난관을 극복해내는 분노여야 한다.스스로 자괴하거나 자학해서는 안된다.”


-불교가 현대사회에 기여할 방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계층의 분화 속에 분노의 사회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AI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인간 존엄이 훼손될 수 있다.초연결사회라지만 사람들간 관계는 더욱 단절되고 고독은 심화된다.이런 사회는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기가 쉽지 않다.불교적 연결을 통해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야 부의 편재를 막을 수 있다.거칠어진 마음과 번뇌를 명상으로 줄일 수도 있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 원주로 돌아온다.오대산 사고본 환수 논의는.

“종단에서 논의 중이다.문화재는 본래 자리로 돌아갈 때 의미를 갖는다.지역분권,문화분권의 관점에서 문화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단기적으로 교환전시를 하되 장기적으로 환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9년을 마무리하는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힘들고 어려운 세상이지만 추위 뒤에 입춘이 오듯 내년에는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과 더불어 좋은 인연들이 생기리라는 믿음으로 올 한 해 마무리를 잘하시고 새로운 설계로 2020년을 맞이하셨으면 좋겠다.” 김진형

정념스님은=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스님의 어린시절은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옮겨다니는 이주민의 삶이었다.이후 경허스님의 행장을 감명깊게 읽으면서 출가를 결심했고 범어사,해인사,송광사,쌍계사 등을 다니다 1980년 월정사에서 만화 희찬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출가했다.상원사 주지를 거쳐 2004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월정사 주지가 됐고 부임 직후 단기출가학교를 개설,3000여명의 수료자를 배출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해 자연명상마을 옴뷔를 열어 명상 붐에 불을 지폈고 조계종백년대계본부장,강원랜드 사회공헌위원장 등을 맡아 지역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불교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2012년 조선왕실도서 환수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고,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유공으로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저서로 ‘문수기도 공덕’,‘행복한 불교 이야기’,‘한국사회와 불교 그 미래를 조망하다’ 등이 있고 월정사,보은사,인도 성지순례 등에서 한 법회 내용을 모아 ‘오대산에서 보낸 편지’를 올해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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