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준비 과정이 가게 차별성
혁신 아이디어 시대요구 부응

[강원도민일보 권소담 기자]한 자리에서 수십년 간 자리를 지키며 소비자들을 만나온 백년가게는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지역 대표 음식점,소매점으로 거듭나고 있다.경기 침체에 생활밀착 업종 폐업 수가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장기간 성업할 수 있었던 장수비결을 강원 백년가게 주인들로부터 들어봤다.

▲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이상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도·소매,음식점으로 2018년 6곳,지난해 14곳이 선정되며 총 20곳이 운영중이다.
▲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이상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도·소매,음식점으로 2018년 6곳,지난해 14곳이 선정되며 총 20곳이 운영중이다.

■“정직과 성실,재료의 기본에 충실해야”

백년가게 대표들이 입을 모아 말했던 가치는 정직함과 성실성이다.31년 전 개업한 춘천 민물고기 매운탕 전문점 도지골등나무집 김종춘(67) 대표는 좋은 재료 덕분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종춘 대표는 소양강 어부와 직거래해 신선한 민물고기를 수급하는 것은 물론 가을이면 1년 동안 쓸 고춧가루를 직접 준비한다.

김 대표는 “재료가 좋으면 맛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품이 들더라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재료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원주복추어탕 창업주 이복순(79) 대표는 10년을 묵힌 고추장을 기본 재료로 사용한다.10년 뒤에 쓸 장을 매년 새로 담그는 것이 원주복추어탕의 1년 중 가장 큰 과제다.이 대표는 “비슷한 식당이 많이 생겨도 직접 담근 장의 깊은 맛은 따라할 수 없다”며 “고된 작업이라도 이것이 우리집만의 차별점이다”고 밝혔다.후계자가 가업을 이은 경우에도 창업주의 원칙은 존중된다.

2대째 소양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원주 시골집 김석수(49) 대표는 창업주인 어머니가 하던 방식 그대로 바로 지은 밥을 손님들에게 제공한다.정성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시골집이 포기하지 않는 원칙이다.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끊임없는 연구개발 중요”

백년가게들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안주하지 않는다.끊임없이 새로운 맛 또는 서비스를 연구하면서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간다.강원지역 백년가게 1호점인 원주 진미양념통닭 김영석(62) 대표는 매일 새로운 맛을 연구한다.1986년 튀김기계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소스 비법을 배워 가게를 시작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독창적인 소스 레시피와 튀김 방식을 개발했다.특색있는 동네서점으로 최근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속초 동아서점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도입으로 더욱 번성했다.

창업주의 아들인 김일수(68) 대표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동네서점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큐레이팅 기능을 강화했다.김 대표의 아들이자 창업주의 3세대인 김영건(33)씨는 서점에 문화 코드를 접목해 SNS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김일수 대표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점 경영방식을 제안하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방식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호석·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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