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경력 문화기획자 저자
원주 예술·문화활동가 인터뷰
실력보다 저평가된 예술인 조명
후용리 등 열악한 인프라 지적


[강원도민일보 김진형 기자]“원주는 예술인 플랫폼이 정착하고 발전해 나가야 해요.예술인들의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다져주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화가 윤기원)”


인구 35만명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강원도 최대 도시 원주는 다른 지역 인구유입이 많아 토박이 비율은 30%정도다.이때문인지 도시 특성상 예술가들의 개인 역량이 출중해도 연대가 다소 약하고 지역색채가 뚜렷하지 않다는 평을 심심찮게 들어왔다.이런 가운데 원주시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도시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원주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20여년간 문화기획자로 일해 온 장시우 시인이 쓴 ‘예술가의 열 두 발자국’은 원주에서 활동하는 12명의 예술가,문화활동가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주 문화예술의 현주소를 진단한 인터뷰집이다.

장르,연령대,성취도,진정성 등을 기준으로 정남규 원주시립합창단 지휘자,이새보미야 독립출판 작가,김시동 사회적 사진가,김병준 문화협동조합 피올라 대표,연극배우 이지현,윤기원 아트팩토리 후 대표,원영오 극단 노뜰 대표,인디밴드 ‘오빠친구동생’의 리더 이승준,박종선 가구 디자이너,이상희 그림책 시인,이주은 한지테마파크 전시기획 팀장,박종수 원주역사박물관 관장 등 12명을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그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저자는 실력보다 저평가 받는 예술인들을 끄집어낸다.원주시립합창단의 정남규 지휘자는 통영국제음악제 등에 참가하면서 명실공히 국내 대표 합창단으로 인정받았고,박종선 가구디자이너의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 ‘기생충’ 소품으로 낙점됐다.극단 노뜰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단체다.

▲ 극단 노뜰.
▲ 극단 노뜰.

원주 문화예술 공간의 한 축으로 떠오른 후용리를 통해 열악한 문화예술 인프라 환경도 짚는다.아트팩토리 후,배우 이지현,극단 노뜰이 상주하며 매년 후용페스티벌이 열리는 등 주목받고 있지만 최근 문막지역 땅값이 오르면서 20년간 뿌리내려 온 지역 예술가들이 떠날 위기에 처해있다.임대료가 매년 10%가량 오르면서 예술단체가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청년 예술인들에 대한 세심한 눈길도 돋보인다.“정부와 기관은 나와 무관한 곳이라고 생각했고 내게 무엇을 해줄지도 모르겠다.(밴드 ‘오빠친구동생’ 이승준씨)”는 청년 음악인의 토로는 비단 원주뿐 아니라 강원도에서 예술하는 많은 이들의 고민으로 들린다.

장시우 작가는 “지역 문화라고 하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원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중 귀감이 되는 분들을 알리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며 “서툰 부분이 있어도 시작하는 예술인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며 박수쳐주고,좋은 자극도 받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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