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승 전 언론인·행정학 박사

새해가 시작됐습니다.올해는 어떤 다짐과 각오,결심을 하셨나요? 금연?다이어트? 혹 지난해에도 같은 결심을 하지는 않았나요? 작심삼일은 아니었나요?새해 다짐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해봤자 지키지도 못하면서 공연히 마음만 번잡하니까요.마음의 평안과 평화를 얻는 가장 쉬운 길은 포기가 아닌가합니다.흔히들 하는 “마음을 비우라”는 말을 “포기하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하지만 마음비우기는 또 얼마나 어렵습니까?오랜 연마,공부가 바탕이 돼야 가능한 경지이니 저는 그저 마음이 흘러가는대로 맡겨두려 합니다.

그런데 왜 새해가 되면 지키지도 못할 결심을 또 하게 될까요? 전문가들의 분석이 그럴듯합니다.사람은 보통 했던 일보다는 하지 않았던 것을 훨씬 더 후회합니다.“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할걸∼”,“그때 술만 끊었더라도∼” 그 이유는 우리의 심리적 면역체계가 행동하지 않은 것보다 행동한 것에 대해 훨씬 더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자기합리화)하기 때문입니다.사람은 생존을 위해,고통을 잊기 위해 자신의 잘못을 그럴듯한 명분과 이유로 포장해 합리화합니다.그래서 지난해 지키지 못했던 다이어트,금연을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하고는 올해도 다시 시도합니다.또 하나.기억은 오류가 많아서 과거를 잘못 회상하거나 미래를 잘못 예측하게 합니다.기억,추억은 100% 사실이 아니라 편집된 것입니다.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가장 좋거나 나쁜 순간이지,가장 흔한 순간이 아닙니다.그래서 경험에서 많은 것을 얻지 못합니다.사람들은 마지막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래서 끝이 좋으면 다 좋다,끝이 나쁘면 다 나쁘다고 합니다.이혼하는 부부는 나쁜 것만 기억합니다.결혼생활 내내 나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행복한 시간도 있었는데 말이죠.

특히 감정에 관한 우리의 기억은 이례적인 사건,끝부분,우리가 그 당시에 어떻게 느꼈을 거라고 하는 믿음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기억은 100% 사실이 아니라 ‘각색된 사실’입니다.그 결과 우리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많이 배우지 못합니다.지난 해 금연에 성공하지 못했으면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분석하고 실패의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합니다.이런 여러 이유로 실수를 반복하고 새해 결심도 반복합니다.

의지력은 믿을 게 못됩니다.그래서 어떤 것을 이룩하려면 환경이나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자녀들에게 “공부 좀 해라”고 무턱대고 하는 말씀은 100% 효과없는 잔소리일 뿐입니다. 자녀가 공부를 잘 하려면 잘할 수 있는 환경 속으로 들어가고,시스템을 만들고,습관화해야 합니다.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20세기 초 파울 에를리리는 매독 치료제 ‘606’을 만들었습니다.605번 실패하고서야 성공했습니다.다짐과 결의는 좋은 것입니다.작심삼일이라도 3일 동안은 몇 발자국 전진하니까요.성공의 유일한 장애물도 나 자신이고,성공의 유일한 길도 나 자신입니다.낙담이 악마의 도구라면 희망은 나와 하늘의 도구입니다.끈기는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에서 나옵니다.“I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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