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형 극단 이륙 대표

▲ 안준형 극단 이륙 대표
▲ 안준형 극단 이륙 대표
“중학교 수업 나가봤어요?진짜 죽을 맛이에요” “초등학교 애들 진짜 한 대 쥐어패고 싶어!”

수많은 문화예술강사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다.예술강사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예술을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열변을 토한다.그만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내 초·중·고 교육기관에서는 방과후 활동,1인(人)1예(藝) 실현 등의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다.학생들의 교육과정 일환으로 일주일에 몇 시간은 문화예술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학교 수업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무용을 하거나 연극놀이를 한다.이러한 교육이 필요한 거창한 이유는 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격 형성과 정서함양,상상력과 창의력을 발전시키는 목적이라 할 수 있겠다.

많은 문화예술 종사자들이 부업의 개념으로 예술강사가 되어 도내 여러 교육기관을 찾아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다.그 중에는 관련 학과 전공자들도 있고 예술교육에 관한 전문 교육을 받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예술강사는 현업에서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들이다.물론 활발히 활동하는 예술인에게 문화예술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인 일이다.수많은 사람들이 왜 타이거 우즈에게 골프를 배우고자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문제는 골프를 하고 싶은 성인과 문화예술교육을 받는 청소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현재 초·중·고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은 전문예술인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가 아니다.초등학생에게 셰익스피어를 연구하고 베토벤을 분석하게 하거나 피카소가 되라고 종용할 필요는 없다.말 그대로 문화예술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감성의 폭을 넓히고 정서에 도움을 주는 교육과정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다.때문에 문화예술교육은 그것이 주는 긍정적 가치에 아이들이 올바른 정서함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 공무원이다.아버지는 40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치다 퇴임하셨고 어머니도 곧 교편을 내려 놓으신다.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위급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결근하신 적이 없다.하루는 한참을 씻지 않아 냄새나고 더러운 친구를 집에 데려와 씻기고 먹이고 재우기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내가 아는 선생님의 모습은 그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전문 영역이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고 또 아무나 해서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한다.때문에 예술강사를 채용할 때는 엄격한 심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이와 관련한 관리규정이 마련되어야 하며 교육현장 모니터링도 필요하다.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이 되거나 교육을 빙자한 무허가 아르바이트가 되어서는 안된다.사명감이 결여된 교육의 피해자는 결국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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