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늦가을,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 몇 사람이 모였다.남북철도 연결과 유라시아 평화공동체를 목표로 설립된 사단법인 희망래일 이동섭 부이사장과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그리고 필자였다.이 자리에서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민간차원의 남북철도 연결 범국민 캠페인을 전개하자고 결의했다.

당시만 해도 한반도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이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격돌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다.하지만 우리는 남북철도 연결을 통해 대륙으로 나아가자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그것이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길이라고 믿었던 까닭이다.

그 결과 2018년 1월말,강릉역에서 ‘동해북부선 연결 의미’를 주제로 한 전문가 토론회와 평화콘서트가 개최됐다.이 행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려 의미가 더했다.이어 4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가 발족돼 ‘70년 침묵을 깨는 침목’을 공식 캐치프레이즈로 채택했다.그리고 9월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추진위원회(위원장 김형익 강릉상의회장)가 출범해 강원도를 중심으로 아직 연결되지 않은 강릉-제진 구간의 조기 건설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다.지난해 9월에는 ‘강릉역을 국제역으로’를 주제로 한 범국민대행진 행사에 1000여 명의 시민이 함께 했다.

특히 12월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필하모닉홀에서 열린 ‘TKR-TSR의 만남,국제청소년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동해북부선 연결을 통해 유라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이끌 수 있다는 희망을 러시아인들과 함께 공감한 역사적 순간이기도 했다.

2020년이 밝았다.그러나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로 한반도 평화는 여전히 안갯속이다.이는 평화가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한반도 평화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우리의 숙명이다.무엇보다 정부는 동해북부선에 대한 예타면제 등 선제적 조치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2020년의 동해북부선 연결운동은 평화운동이다.다시 평화를 꿈꾸자.

천남수 강원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