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없이 무선전파의 유도에 의해 비행하거나 조종이 가능한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의 무인(無人) 비행체를 ‘드론(drone)’이라고 한다.서방 국가들은 1차 세계대전 직후에 유인전투기와 무인비행기를 동시에 개발했는데 1935년 영국에서 사람이 타는 훈련용 복엽기인 ‘타이거 모스(Tiger moth)’를 원격조종 무인 비행기로 개조한 후 ‘여왕벌(Queen Bee)’이라는 명명했다.하지만 여왕이 다스리는 나라에서 여왕을 의미하는 이름을 붙이자 논란이 되면서 영어로 ‘수벌’을 의미하는 ‘드론’이란 단어로 바뀌었다.

개발 초기에 공군기나 고사포, 미사일의 연습사격때 적기 대신 표적 구실을 하는 역할을 한 드론은 무선기술이 발달하면서 적의 내륙 깊숙이 침투해 정찰이나 감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1991년 발생한 중동의 걸프전은 군사적 목적의 무인항공기 효용성을 확신시키는 계기가 됐고 1990년대 후반들어서는 인공위성으로 구성된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가 갖춰지면서 지상의 조종사가 전세계 어디서든 드론을 조종할 수 있게 됐다.

2001년 11월 미군의 1세대 드론인 ‘프레데터’는 아프가니스탄의 작은 마을에서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 핵심 지휘관인 무함마드 아테프가 조직원들과 합류하는 순간 저격용 미사일을 발사해 즉사시켰다.프레데터는 이후에도 알카에다 조직원 3000여명을 제거했다고 한다.2세대 드론인 ‘리퍼’는 프레데터보다 항속거리와 무장량이 두 배나 되고 ‘닌자폭탄’이란 정밀유도폭탄이 장착돼 있어 목표로 하는 표적을 핀셋처럼 집어내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리퍼가 최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도로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이란혁명수비대 최고 실세이자 대미 강경파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격해 폭사시켰다.목표탐지에서 제거까지 2분30초밖에 안걸렸다고 한다.‘소리없는 암살자’로 불리는 드론의 ‘높은 가성비’는 전쟁의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보인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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