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춘

그리움은 종교 같은 것

산 넘고 물 건너 가보고 싶은,

들꽃 한 아름 꽃다발 만들고

싱그러운 봄바람에 머리 흩날리면서

징검다리 놓인 개울 건너

안개 같은 그리움에 쌓인 그 곳을

물어물어 찾고 싶지만

어떻게 간직해 온 그리움과 기대인데

보고 나면 또 하나의 상처로 남을 것 같아

먼 곳에 있는 기다림의 대상이었기에

홍수에 휩쓸려가는 마을처럼

아름다운 추억 산산이 부서지고

장마통에 무너져 내린 제방처럼

연정과 순수의 기억 무너질 것 같아

차라리

차라리

그리움으로만 간직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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