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긴장국면마다 돌파구 역할을 했던 톱다운 해법이 이번에는 힘을 쓰지 못하며 일단 벽에 부딪힌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축하를 고리로 친서 등을 통해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지만, 북한이 ‘요구사항에 대한 전적 수용’으로 협상 재개 자체의 문턱을 높이며 그 손을 뿌리치면서다. 톱다운 방식을 통한 극적 모멘텀 마련이 무산된 것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때처럼 제재 완화를 위해 영변 등 핵시설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시 ‘공’을 미국에 넘김에 따라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는 북미 간 교착 및 대결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1일 노동당 전원 회의 발언을 통해 ‘새로운 전략무기’를 거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를 시사하며 북미 간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다.
그러나 북한이 북미 정상의 친분 관계를 인정하는 한편으로 ‘충격적 실제 행동’과 같은 직접적 위협 발언은 내놓지 않음에 따라 ‘레드라인’을 넘는 고강도 도발로 당장 판을 완전히 깨기보다는 미국의 탄핵 정국 및 대선 상황 등 당분간 정세를 지켜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1일 담화에서 한국 정부를 통해 전달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 축하 메시지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생일축하 친서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두 정상의 친분 관계가 나쁘지 않다면서도 북측의 요구사항이 수용돼야만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다면서 두 정상의 ‘톱다운 케미’와 협상 재개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는 분리 대응 기조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