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관련 질문 쏠리자 사회자 “다른 주제 질문” 요청하기도
문 대통령 “모니터에는 답변 아닌 질문요지만” 웃으며 언급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2020.1.14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2020.1.14

문재인 대통령의 14일 신년 기자회견은 집권 4년 차를 맞은 문 대통령의 정국 구상과 검찰개혁 등 각종 현안에 대한 해법을 듣기 위한 취재진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신년 기자회견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질의응답 주제를 정치·사회, 민생·경제, 외교·안보 순으로 정했다.

이중 ‘정치·사회’를 첫 주제로 앞세운 것은 검찰개혁을 비롯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주요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께 기자회견장인 청와대 영빈관에 들어섰다.

푸른색으로 장식된 회견장 배경에는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이라는 대형 문구가 새겨졌고, 문 대통령은 같은 문구가 적힌 테이블에 자리했다.

작년 ‘이니 블루’로 불리는 푸른 넥타이를 맸던 문 대통령은 이날은 붉은 계열의 넥타이를 골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발표한 만큼 이날은 1분가량의 짤막한 모두발언 후 곧바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문답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첫 질문에 답하기 전 자리 앞에 놓인 두 대의 모니터를 가리키며 “질문자의 성명과 소속, 질문 요지가 떠 있다”며 “(예상) 답변이 올라와 있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있을까 봐), 미리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하며 웃어 보였다.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앉은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발언권을 얻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취재진은 회견 초반 검찰개혁과 관련한 질문에 집중했고, 문 대통령도 상세한 답변을 이어갔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직 간부 인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청와대 관련 의혹 사건 수사 등 검찰과의 갈등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사회자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다른 주제의 질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90분으로 예정된 회견이 약 절반쯤 지난 10시 44분께가 돼서야 정치·사회 분야에서 민생·경제 분야로 질문이 넘어갔다.

이날 회견 시작에 앞서 회견장에는 대중가요가 흘러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선곡된 노래는 최근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트로트 가수에 데뷔한 유재석의 ‘사랑의 재개발’이었다.

또한 주요 현안뿐 아니라 비교적 가벼운 질문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임기 후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나’라는 질문에 “저는 대통령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면서 “대통령이 끝난 뒤 좋지 않은 모습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고, 좌중에서도 가벼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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