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晉)나라의 군주가 위(衛)나라에서 군주를 내쫓은 일을 두고 악사(樂師)인 광(曠)에게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그러자 광은 “어떤 이는 그 군주가 실로 심했을 것이라고 한다”라고 대답했다.에둘러 그럴 만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그리고 군주가 백성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 지를 다음과 같이 열거,자신의 생각을 뒤받침 했다고 전한다.

“좋은 군주는 선한 자에게 상을 주고(賞善),악한 자에게 형벌을 가하고(刑淫),백성 보살피기를 자식과 같이 하고(養民如子),백성 덮어주기를 하늘과 같이 하고(蓋之如天),백성 용납하기는 땅과 같이 합니다(容之如地)”라고 다섯 가지 덕목을 꼽았다고 한다.군주의 자세가 이러하면 백성의 태도 또한 이에 상응하게 되는데,“백성은 그 군주 받들기를 부모와 같이 아끼고(愛之如父母),우러르기를 해와 달 같이 하고(仰之如日月),공경하기를 신명과 같이하고(敬之如神明),군주 두려워하기를 뇌성벽력과 같이 한다(畏之如雷霆)”라고 덧붙였다.군주가 바른 정치를 펴면 바늘에 실 가듯 따르는 게 백성인데 어찌 내쫓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것이다.말은 완곡했으나 군주가 쫓겨난 것은 스스로 부른 일이 아니냐는 말이다.

권력은 얻는 순간 전유물로 착각하기 쉽다고 한다.그러나 모든 권력은 평가의 대상이 된다.선정(善政)이든 실정(失政)이든 결과는 오롯이 스스로에게 귀결된다.주위의 반응을 보면 지금 하는 일을 알 수 있다.지도자의 역할이 특별하거나 대단한 것도 아니다.잘잘못을 가려 상벌을 하고 자식 대하듯 백성을 보살피면 된다는 것이다.쉬운 것은 아니지만 다 아는 일이다.

4월15일 국회의원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정당들은 정책 개발과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표밭을 누빈다.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 큰 약속,더 자극적인 말을 쏟아내기 쉽다.그러나 정치의 본령은 평범한데 있다.결국 축제 같은 날을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지켜줘야 한다.불신이 크지만 지금이라도 하기 나름일 것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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