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텔링]사회환원 실천하는 강원기업인
┃원주 OGK그룹 박수안 회장
고인된 아들 뜻 기려 재단 설립
도내 다문화가정 2세 자립 지원
자기계발비 후원·방학캠프 운영
수익자 혜택 중심 재단운영 목표
┃춘천 쟈스민 박선남 대표
수녀님과의 인연으로 베품 시작
고액기부자 강원아너 40호 가입
나눔활동 인정 작년 아너상 수상
취약 계층 위한 나눔 지속 꿈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객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강원지역 회원 75명 가운데 41명(54.7%)은 기업가 또는 개인사업자 등 경제인입니다.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강원 경제인들이 만들어 나가는 위코노미는 이 따뜻한 돈 위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연말연시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나눔을 실천하는,따뜻한 마음을 가진 강원 경제인들을 소개합니다.

원주 OGK그룹(회장 박수안)은 1979년 설립 이후 스포츠 아이웨어,프로텍터,기능성 렌즈를 제조하는 40년 전통의 광학기업이다.스노우 고글과 MX고글의 OEM생산이 주력 사업으로 세계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스키 고글의 약 40%를 생산하고 있다.안경 관련 203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950억원의 매출,5741만달러(한화 약 666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등 글로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먼저떠난 아들을 기억하며

강원지역에서 OGK그룹의 이름이 더욱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박기범재단(이사장 박수안)이 설립되면서부터다.OGK그룹의 차기 상속자로 경영승계를 준비하던 중 2013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박기범씨를 기리며 박수안 회장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의 뜻에 따라 재단을 설립했다.고 박기범씨는 생전 가족회의에서 ‘CEO로서 회사 경영 외에 무엇을 가장 중시할 것인가’하는 질문에 “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돕고 싶다”고 답하는 등 사회 환원을 뜻을 분명히 했다.

▲ 지난 10∼11일 열린 박기범재단 서울 문화탐방·대학체험 모습.
▲ 지난 10∼11일 열린 박기범재단 서울 문화탐방·대학체험 모습.

OGK그룹과 박수안 회장은 최근 5년간 박기범재단을 비롯해 아름다운재단,맑고향기롭게,한국SOS어린이마을,생명나눔실천본부,유니세프,엄홍길휴먼재단,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43곳의 단체에 27억5700만원을 기부했다.박수안 이사장과 가족이 기부한 사재만 15억4700만원에 달한다.

수년간 단체에 후원금을 기부하고 복지재단의 운영 방식을 공부한 후 2018년 박수안 회장은 세상을 떠난 아들의 이름을 내건 재단을 직접 설립했다.한국OGK가 8억원을 출자하고 이사장을 맡은 박 회장이 4억원을 기탁했다.이후 안정적인 재단 운영금 확보를 위해 태양광발전 설비를 재단에 기부하고 이 시설에서 나오는 연 2억5000만원의 수익의 재단 운영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 다문화에 미래가 있다

박기범재단에서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불균형적인 가족 관계 속에서 태어나 정서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 올바른 윤리 교육을 받고 더 많은 경험을 해 자부심을 가진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데 힘쓴다.박수안 회장은 다문화가정 2세의 자립을 재단의 목적사업으로 정하고 수익자 중심의 사업을 재단 운영 방침으로 실천하고 있다.다문화 가정에 가장 절실한 도움이 무엇인지 직접 당사자에게 묻고 현장에서 소통하면서 전문가 자문을 구한다.

박기범재단은 다문화 청소년 30명에게 1인당 최대 300만원의 방과후 교육비,참고서 구입비,자기계발 지원비 등을 지원한다.또 방학기간 연 2회 다문화 캠프를 개최해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박수안 회장은 캠프에 직접 참가해 지원 대상인 청소년들과 교류하고 소통한다.박 회장은“다문화 가정 2세들이 이 사회를 좀 더 긍정적으로 보고 제몫을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 지난해 2월 엘리시안 강촌에서 개최한 스키캠프.
▲ 지난해 2월 엘리시안 강촌에서 개최한 스키캠프.


■ 더 나은 실천을 위한 노력

박기범재단은 좀 더 효율적이고 공정한 사회환원을 위해 끊임없이 경계하고 더 나은 실천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정부나 다른 개인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장기적인 수익성에 대해 고민한다.태양광발전 설비를 기부해 꾸준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었다.박수안 회장은 “아들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니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며 “오직 제 힘으로 적어도 50년은 재단이 지속되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움켜쥐고 있다고 다 내 것이 아닙니다.내려놓고 함께 나누는 삶이 더 행복하고 건강해요.그리고 이 나눔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돌아옵니다.”

강원아너 40호 가입자이자 지난해 ‘올해의 아너상’을 수상한 박선남(59) 쟈스민 대표는 춘천지역에서 나눔과 봉사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인물이다.웬만한 중소기업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중식전문점을 운영하는 박 대표는 섬김과 봉사라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더 밝고 안정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꾸준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이다.단순히 기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참여와 지원을 통해 더 밝은 내일은 여는 리더들이 모였다.개인적으로 기부를 이어오던 박 대표는 2016년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고 현재 여성 아너소사이어티 모임인 강원 아너소사이어티의 회장을 맡고 있다.

▲ 박선남 대표(가운데)는 강원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박선남 대표(가운데)는 강원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나눔이 결국 나의 행복이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2000년 박선남 대표가 홀로서기 후 맨 주먹으로 일군 초창기 쟈스민은 35평 남짓의 가건물에서 시작했다.한 수녀님과 인연이 생긴 후 당시 어려운 살림에도 가톨릭 단체에서 공동생활하던 미혼모 20여명을 한달에 한번씩 초대해 짜장면과 탕수육을 대접했다.이들이 단체로 식사하는 모습은 의도치 않게 홍보효과를 불러왔다.지역사회에서 ‘쟈스민은 줄 서서 먹는 식당’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박선남 대표는 “어려운 이웃에게 맛있는 식사 한끼를 대접한다는 생각으로 초대했는데 덕분에 맛집으로 소문났다”며 “베푼 선행은 결국 다시 나의 덕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아너소사이어티 기부와는 별개로 박선남 대표는 20년간 한달에 한번 애민원을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음식을 대접해왔다.최근에는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두고 법무부 사회통합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결혼 이민자의 안정적인 정착과 다문화 가정 아동의 정서 안정에 힘쓰고 있다.박 대표는 “기본 의식주에 관한 복지는 정부가 제공하더라도 생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들이 걸음마를 뗀 후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할 지를 제시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역할이다”며 “누구든 무시 당하지 않고 좀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져 안정된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박선남 대표는 지난해 올해의 아너상을 수상했다.
▲ 박선남 대표는 지난해 올해의 아너상을 수상했다.

박선남 대표가 한달에 사회 환원 및 기부 명목으로 지출하는 돈은 400만원 규모다.박 대표처럼 지역사회에 고액을 기부하고 부의 사회 환원에 힘쓰는 강원지역 경제인들이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강원지역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75명 중 54.7%인 41명이 기업인이다.박선남 대표의 좌우명은 ‘백견이 불여일행’이다.한번 실천하는 것이 백번 보는 것 보다 낫다는 의미다.박 대표는 “때로는 ‘저 사람이 미쳤다’거나 ‘돈 자랑이다’는 비난도 듣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사는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질 수 있다면 주변에서 한 번 더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계속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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