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체육회장 취임 과제 산적
깜깜이 선거·프레임 싸움 지적
종목단체 파벌 후유증 극복 시급
정치색 배제 예산확보 난관 우려

[강원도민일보 한귀섭 기자]양희구 초대 민간 강원도체육회장이 16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이번 선거는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체육의 독립성 확보,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를 규정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법률안에 따라 50여년만에 관선에서 민선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처음 치러졌다.

하지만 선거기간 후보자들은 자신을 알릴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해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을 받았고,‘정치와 체육의 분리’라는 기치를 내걸고 선거가 치러졌음에도 선거기간 내내 “00후보가 자치단체장 복심”이라는 프레임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취임식을 가진 양희구 도체육회장 앞에는 선거동안 있었던 체육인들의 갈등을 봉합하고,강원체육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등 산적한 과제가 놓여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선거기간 갈라진 체육인들의 갈등을 봉합 하는 것이다.이번 도체육회장 선거는 양희구 후보가 총투표수 300표 중 40%인 120표,신준택 후보 104표(34.67%),조명수 후보는 76표(25.33%)를 획득하면서 사실상 3분의 1로 체육인들이 나눠진 셈이다.신임 회장 취임 이후 전면적인 인사 교체와 외부 인사 영입 여부에 체육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칫 선거 부작용이 인사 여파로 까지 번지며 불신과 갈등을 표출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도내 한 실업팀 관계자는 “솔직히 누구를 위해 체육회장 선거를 했는 지 모르겠다”며 “종목단체들이 갈라져서 선거운동을 했는데 후유증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양희구 회장에게 투표한 대다수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공약은 안정적인 재정 확보 능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양 회장에게는 예산확보 능력이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정치색을 배제하고 지자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실시한 선거에서 뽑힌 첫 민간 체육회장으로서 도와 도의회의 벽을 넘어 체육계가 만족할 만한 예산 확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이렇다보니 자칫 이번 체육회장 선거의 본래 취지인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라는 기본 원칙이 무색하게 지자체와 지방의회 의존도가 더 높아질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를 치르는 동안 도체육회가 보여준 아마추어적인 행태도 극복 과제가 되고 있다.특히 선거막판 선거인 수가 317명에서 1명이 투표 권한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316명으로 조정됐지만 도체육회는 317명으로 다시 수정하고,1표는 사표로 처리하면서 갈등과 혼란을 자초했다.

도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한 후보자에 대한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긴급회의를 소집했지만 결과를 언론에 비공개하기로 하면서 스스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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