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직격탄…정시모집 경쟁률 지난해 대비 폭락
비인기 학과 위주로 미달 속출…일부는 경쟁률조차 공개 안 해
수도권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높은 경쟁률…지방과 대조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에 있는 전문대학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연합뉴스가 전국 취재망을 가동해 파악한 결과 올해 지방에 있는 전문대학에서 정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대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학에서 취업률이 낮은 공학 계열 학과를 중심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을 하고 있으나 지방 대도시권 대학마저 초유의 ‘미달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 지방 전문대 입시 경쟁률 뚝…수도권은 상승

부산에 있는 경남정보대학교는 지난 13일 2020학년도 정시모집을 마감한 결과 329명 모집(정원 내 전형)에 2천212명이 지원해 평균 6.7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부산지역 전문대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지만 지난해 정시모집 경쟁률(18.3 대 1)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대구보건대는 모집 정원 295명에 1천633명이 지원해 평균 5.5대 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경쟁률 12 대 1보다 대폭 하락했다.

393명을 모집하는 대구과학대도 1천70명이 지원해 평균 2.7대 1로 전년도 경쟁률 9.9대 1에 비해 낮아졌다.

다른 지역 전문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전과학기술대 3.83대 1(지난해 8.6대 1), 광주 서영대 4.8대 1(지난해 8.8대 1), 충북보건과학대 2.91대 1(지난해 6.84대 1), 강동대 1.5대 1(지난해 3.6대 1), 제주한라대 1.98대 1(지난해 2.5대 1)등으로 나타났다.

강원지역 전문대인 한림성심대(5.98대 1), 송곡대(5.31대 1), 송호대(2.78대 1), 강원도립대(1.68대 1), 강릉영동대(1.67대 1) 등도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대학 입장에서는 등록과정에서 이탈자가 많아 경쟁률이 3대 1 미만이면 미달이라고 본다”며 “추가 모집을 해서 정원을 채울 수 있다면 좋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폐과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전문대들은 지방 전문대와 달리 지난해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경기 남양주와 포천에 캠퍼스를 둔 경복대는 2020학년도 정시모집 경쟁률이 14.4대 1을 기록했다.

◇ 공학 계열 미달 학과 속출…보건계열 인기 여전

광양보건대는 14개 학과에 421명을 모집했으나 80명이 지원해 0.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원자가 없는 과도 2∼3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취업이 잘되는 물리치료과는 5명 모집에 32명이 몰려 6.4대 1 경쟁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경쟁률을 밝히지 않은 동강대는 공학·간호 보건·예체능 계열 10여 개 학과가 2월 6일까지 자율 모집을 하고 있다.

충북 충청대는 334명 모집에 673명이 지원해 평균 2.01대 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7개 모집단위(학과·학부)에서 지원자가 정원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정시에서 1.5대 1 경쟁률을 기록한 강동대는 27개 학과 가운데 14개 학과가 정원에 미달했다. 지난해 6개 학과만 미달했던 것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반면 보건계열 물리치료학과와 간호학과는 각각 30대 1, 15.5대 1로 지난해와 비슷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학교 측은 다음 달 29일까지 추가 원서 접수에 나섰으며 대학 홈페이지에 ‘바로 합격 가능한 과’를 팝업으로 띄워 홍보하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에서 빚어지는 일로, 학교 차원에서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수도권 쏠림이 심한 중부권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한라대는 간호학과(100명 모집)에 201명이 지원했지만 마산업자원학과 등 4개 학과는 입학정원 미달로 추가 모집 중이다.

제주관광대도 간호학과(31명 모집)에 112명이 지원했고 사회복지학과 등 3개 학과는 정원에 미달했다.

경남도립거창대학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는 지방 전문대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며 “교육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평생직업체제를 구축하라고 하지만 단기간에 그런 시스템이 구축되는 일이 아니고 딱히 뾰족한 대책도 없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