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완

내리막길이다

내가 가진 것은

월세방과 시집 몇 권과 먼지 날개뿐



한밤중 더듬더듬 팔을 뻗는다

손으로 펜과 노트를 잡고

스탠드 버튼을 누른다



꿈속인 듯

시의 뮤즈를 따라

허공을 누빈다



버려라,

버리자,



꿈속에서 쓰고 또 쓰고 다시 쓴

카오스의 시 詩



창문이 밝아 온다

지난밤이 산산조각 흩어진다.

뿌리를 밟으면 온몸이 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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