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피해 증가 전문 상담시설 전무
단절생활 다수, 피해 파악 어려워

[강원도민일보 구본호 기자]각종 폭력에 시달리는 다문화가정 이주 여성들의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하지만 강원도내 이주여성을 위한 폭력피해 전문 상담시설은 한 곳도 없어 설날을 앞두고 갈 곳 잃은 이주여성들의 아픔이 배가되고 있다.3년 전 한국 남성과 결혼 후 강원도에 정착한 30대 베트남출신 이주여성 A씨는 남편으로부터 술만 마시면 잦은 폭언과 폭행위협에 시달렸다.

생활비를 주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나서 부터는 의심까지 더해져 시도 때도 없는 전화에 시달렸고 출산 후에는 아이 때문에 바깥 출입조차 쉽지 않아 우울증까지 걸렸다.주변 지인의 도움을 받아 상담을 받으려 했지만 전문적인 시설도 없었고 남편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포기했다.

1366강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이주여성 폭력피해 상담건수는 2017년 675건,2018년 866건,2019년 953건으로 매년 100건 안팎으로 증가했다.특히 지난해의 경우 953건의 폭력피해상담 건수 중 가정폭력이 829건(87.6%),성폭력 66건(6.9%),성매매 28건(2.9%),데이트 폭력 2건(0.2%) 등으로 폭력피해가 가장 많았다.

도내 이주여성 폭력피해는 매년 늘고 있지만 현재 운영중인 시설들은 내·외국인 모두를 대상으로 지원을 하고 있고 전문적인 시설이 필요한 상황이다.특히 이주여성들의 특성상 외부와 단절된 생활이 대부분이고 피해가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더욱 시급하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이주여성을 위한 폭력피해 전문상담 시설 운영에 나섰지만 전국 5곳(대구·충북·인천·전남·제주)만이 선정됐다.시·군 지자체에서 위탁운영중인 가정폭력 상담소 조차도 화천,양구,인제는 없는 실정이다.정부가 올해 전국 5곳의 시설을 9곳까지 늘린다고 했지만 강원도 사정상 관련 지원 예산이 빠듯하고 전문 인력수급도 어려워 선정될지는 미지수다. 구본호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