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설 연휴가 끝나고 오늘부터 모두 일상으로 돌아간다.한때나마 가족과 친지를 만났고 나름대로 충전의 시간이 됐을 것이다.모두 같은 마음으로 고향을 찾았고,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올 설 명절은 어느 해보다 나라 안팎으로 어수선했던 것 같다.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 세상사라고는 하지만 전례 드문 불안과 안타까움 속에 보낸 연휴가 아니었던가 싶다.

설날인 25일 오후 7시 46분쯤 동해시의 한 펜션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일가족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1남 5녀 6남매 일가족인 이들은 최근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진 셋째(58·여)를 위로하기 위한 가족모임 중이었다.2018년 12월 강릉에서 펜션가스누출사고로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것이 1년 전의 일이다.조사 결과 단속사각지대에서 만연한 불·탈법 영업이 참사로 이어진 것이라고 한다.이번 사고도 1년 전 그 사고의 판박이다.사고 펜션은 허가 없이 영업을 했고,불법사실을 통보받은 동해시는 즉각 시정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연휴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한 또 하나는 ‘우한 폐렴’ 속보였다.대규모 이동이 이뤄지는 연휴기간이 이번 사태의 최대 고비였다.뒤늦게 우한지역에 대한 통행을 차단하고 강력한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희귀동물 섭취에 집착하는 중국의 음식문화가 이번 사태의 발단으로 지목된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뱀에서 사람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사태가 이렇게 커진 데는 발병초기 정보를 공개하고 좀 더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탓이 적지 않다고 한다.

모두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 화근이다.업자는 법과 절차를 무시했고 당국은 권한과 직무를 다하지 못했다.불·탈법과 무의식이 사각지대를 만들고 무고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우한 폐렴 사태도 무분별한 음식문화와 당국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논어에 “군자는 근본에 힘쓰고 근본이 세워지면 살 길이 생긴다(君子務本 本立道生)”라는 말이 있다.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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