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강릉시주무관이 전하는 중국 우한 인접 징저우시]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 우한시
고속열차 1시간30분 거리 도시
평소 정체 지역 차량 이동 전무
오이가격 10배 등 생필품 급등

▲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인접 도시인 징저우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도시 봉쇄령이 내려졌다.징저우시의 아파트 밀집지역 앞 도로가 한산하다.
▲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인접 도시인 징저우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도시 봉쇄령이 내려졌다.징저우시의 아파트 밀집지역 앞 도로가 한산하다.

[강원도민일보 최동열 기자]“속옷만 챙겨서 그대로 빠져나왔습니다.징저우시는 지금 도시 전체가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징저우시에서 파견근무를 하다가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급히 귀국한 강릉시 김병삼 주무관(6급)은 “중국 현지의 친구들과 SNS 메신저로 실시간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데,도시가 아예 봉쇄됐다”고 전했다.김 주무관은 지난 25일 설날에 긴급 귀국 후 현재 강릉의 자택에서 2주간의 격리생활에 들어갔다.

김 주무관이 근무한 징저우시는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武漢)시와 고속열차로 1시간30분(승용차로 2시간 30분) 거리에 경계를 맞대고 있는 인접도시다.인구 1100만명의 우한시가 후베이성의 성도이고,650만명이 거주하는 징저우시는 후베이성에서 3∼4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도시다.

김 주무관은 강릉시와 국제자매결연 도시인 징저우시에 교환 공무원으로 지난해 3월 파견돼 오는 2월말까지 1년간 근무 예정이었다.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번져 우한을 중심으로 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그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연휴를 맞아 지난 18일부터 중국 친구들과 함께 쓰촨(四川)성 일대를 여행하다가 징저우시에 있는 기숙사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귀국길에 올랐다.당시 중국인 친구들은 “도시가 곧 봉쇄돼 드나드는 길이 모두 막힐 것 같고,바이러스 전파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고 있으니 바로 안전한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상황이 호전되면 돌아오라”고 재촉했다.

이들이 김 주무관에게 SNS로 실시간 전해오는 소식에 따르면 현재 징저우시는 이동이 멈춰버린 도시가 됐다.평소 진출·입 차량으로 지·정체 혼잡이 끊이지 않던 징저우 고성 성문의 대로는 이동하는 차를 구경하기 힘들고,대형마트가 있어 매일 차와 사람으로 북적대던 완다광장 주변도 텅텅 비었다.29일 현지 동영상을 보내온 중국 친구는 “오늘 날씨가 매우 좋은데 고속도로에도 차가 없고,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따분하고 무료해 죽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생필품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마스크 등도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김 주무관은 2개에 500원 정도하던 오이가 최근 5000원까지 값이 뛰었고,시민들은 생필품을 구하거나 아주 급한 용무가 아니면 집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 주무관은 “지난 18일 춘절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날 때는 징저우시의 확진 환자가 6명 정도라는 얘기를 들었는데,지금은 확진 환자가 늘고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며 “신종 바이러스 공포가 하루속히 해결돼 자매도시인 중국 친구들이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최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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