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독주 훈련 중 중앙선 침범한 현지 차량에 부딪혀

▲ 태국 전지훈련 중에 사고로 숨진 사이클 유망주 엄세범. 사진은 지난해 10월 아시아주니어트랙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단체추발에서 우승한 뒤 기념사진을 찍던 모습.
▲ 태국 전지훈련 중에 사고로 숨진 사이클 유망주 엄세범. 사진은 지난해 10월 아시아주니어트랙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단체추발에서 우승한 뒤 기념사진을 찍던 모습.
사이클 아시아 신기록을 보유한 유망주 엄세범(19)이 태국 전지훈련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졌다.

30일 대한자전거연맹과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이클팀에 따르면, 엄세범은 지난 28일 오전 10시께(현지시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훈련 중 내리막 커브 길에서 현지인 차량과 부딪혀 의식을 잃었고 구급차로 이동 중에 사망했다.

현재 태국 경찰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해까지 충북체고를 다닌 엄세범은 올해 1월 2일 새로 입단한 LX 소속으로 전지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중앙선을 침범한 반대편 차량에 충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목격자가 없어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해진다.

LX에 따르면, 엄세범은 독주 훈련을 마치고 팀 동료들과 언덕 정상에서 보급품을 받은 뒤 내려오고 있었다.

선수들은 내리막 안전 지시에 따라 30∼50m 간격을 두고 서로를 확인하며 내려가고 있었다. 팀 차량도 엄세범을 뒤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사고가 하필이면 고불고불 굴곡이 심한 내리막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했다.

한 동료 선수는 “코너 진입 전까지는 서로를 확인하고 있었지만, 먼저 코너에 진입한 엄 선수의 정확한 충돌 장면은 안타깝게도 목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선수들과 팀 닥터는 쓰러진 엄세범에게 응급조치하며 구급차를 기다렸다.

LX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가장 촉망받는 선수에게 이런 사고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 현장에 임원과 직원을 파견해 상황 파악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클계는 큰 충격과 상실감에 빠졌다.

엄세범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 주니어 사이클 트랙 선수권대회에서 중장거리 국가대표로 출전해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사이클의 미래를 밝힌 기대주다.

단체추발에서 최우림·박영균·윤재빈·김종우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예선에서는 4㎞를 4분 8초 572에 달리며 아시아 주니어 신기록을 세웠다.

개인추발에서도 엄세범은 결승에서 3㎞ 3분 17초 539로 아시아 주니어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대회에서도 엄세범은 대통령기 전국사이클대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음성전국사이클대회, KBS 양양 전국사이클선수권대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체육대회에서 남자고등부 개인추발 우승을 싹쓸이했다.

엄세범은 2019년 대한자전거연맹 사이클 대상 남자고등부 최우수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다음 달 17일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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