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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속에 스러져 간 모든 생명을 기리며

박찬성 변호사

데스크 2020년 02월 03일 월요일 8 면
▲ 박찬성 변호사
▲ 박찬성 변호사
반려견 ‘토순이’를 무참히 살해한 가해자에 대한 1심판결이 얼마 전 선고됐다.징역 8월의 실형이 내려졌다고 한다.상당히 이례적인 중형이다.보기에 따라서는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것도 아닌데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어떨까?동물보호법 조문을 한 번 읽어보자.이 법에 따른 보호대상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동물이다.누구든지 동물을 사육·관리 또는 보호할 때에는 동물이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며,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이 법을 위반해 동물을 학대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등은 모두 금지되며,도구나 약물 등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것,도박·오락·유흥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것 등의 학대행위도 엄격히 금지된다.

동물을 도살하는 것 자체는 허용되지만 도살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이나 공포,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명시돼 있다.여러 방법 중에서 동물에게 고통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오해는 말자.동물의 생명이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모든 육식을 금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필자만 해도,다종다양한(!) 고기를 지나치리만치 좋아해서 탈이다(물론,‘박쥐고기’ 같은 것은 안 먹는다).다만,고기를 구하기 위해서 부득이 도축을 해야 한다고는 해도,고통을 최소화하는 도살방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는 데에 이론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우리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보호는 단순히 동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동물의 생명,안전과 복지는 물론 이 법의 목적임에 틀림없지만 이 법은 동물의 생명 존중을 통한 국민 정서의 함양,그리고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까지도 규율목적으로 삼는다.동물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 속에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가,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모든 존재자들에게 좀 더 너그럽고 어진 마음과 따뜻한 태도를 갖추게 된다면,우리 사회 자체도 보다 살 만한 사회,좀 더 바람직한 공동체로 변모해 가리라는 신뢰와 기대를 담고 있는 것이다.그러니 동물에 대한 존중은 곧,소중한 인격체인 우리 자신에 대한 존중을 지향하는 것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말했다.자신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기 어려운 연약한 상대방에게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모습이야말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오롯이 보여주는 척도라고.온당한 지적이다.말 못하는 작은 생명에게 함부로 굴면서 폭력을 행사하던 이가,갑작스레 친절하고 온유한 태도로 이웃 사람들을 대할 것이라고 기대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생각건대,사람이건 동물이건 이 아름다운 지구별을 함께 공유하며 같은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귀한 인연이다.이것만으로도 우리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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