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울 수도 없고

울지 않을 수도 없을 때

목이 아프도록 쳐다보던 서쪽 하늘



눈물이 되지 못한 내 설운 울음이

거기 집성촌에 모여 살다

무슨 일로 떼로 몰려온다



나이 든 설움이 죽기라도 했는지

하얀 소복 차림으로 하염없이 나려온다



어쩌란 말인가

이렇게 막무가내 품안에 쓰려져 오면



오늘도 앙상한 버드나무처럼

홀로,

강둑에 서서 먼 하늘 쳐다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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