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텔링] 강원 부동산 ‘동고서저’ 뚜렷 왜?
주택매매가격 상승 상위 10곳
고성·속초·강릉지역 7곳 차지
강릉 금학동 상가 1년새 5.8% ↑
춘천∼속초 동서고속철 개발
외국인 ‘오션뷰’ 지역 투자 등
속초 3.03% 양양 3% 지가 상승
2∼4월 4886세대 아파트 입주
공급과잉·미분양 리스크 여전


[강원도민일보 김호석 기자] 직장에서 은퇴한 후 노후를 준비하는 박영환(61)씨에게는 최근 큰 고민이 생겼다.퇴직금 등 은퇴자금으로 부동산 투자를 결심했지만,전문가마다 분석이 엇갈리는 지역 부동산 시장 전망에 혹시 손해를 볼까 싶어 쉽게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서다.최근 부동산 시장은 역대 최저 금리와 베이비부머세대 은퇴,고강도 주택시장 규제 등으로 투자 환경이 녹록치 않다.반면 지난해 정부의 ‘12.16 부동산규제’ 이후 강원도를 비롯한 비수도권의 부동산 규제 반사이익과 함께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제2경춘국도 등으로 인한 개발호재로 강원지역 부동산 가치상승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수도권과 인접한 춘천권과 원주권을 중심으로 한 도내 지역발전 현상과 달리 평창올림픽 이후 영동지역 강세를 이어가는 ‘동고서저’현상이 뚜렷한 강원 부동산 시장을 진단한다.



■영동지역 주택·상가지역 매매가격·상승률 높아

강원도내 부동산 시장은 주택매매 가격을 기준으로 영동지역의 약진이 눈부시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3㎡당 연간상승률 기준 상위 10개 지역은 지난 5일 기준 1위 건등(원주 문막읍·34.5%),2위 동진(고성 거진읍·21.9%),3위 한신(속초 조양동·17.3%),4위 거진오션상떼빌(고성 거진읍·16.1%),5위 부영사랑으로(강릉 연곡면·13.2%),6위 쉐모아(평창 대관령면·11.8%),7위 동방타워맨션(강릉 주문진읍·10.9%),8위 홍익베스트빌(태백 장성동·9.4%),9위 설악빌리지(속초 조양동·9.2%),10위 고성삼익레스타운(고성 간성읍·7.7%) 순이다.

10개 지역 중 7곳이 고성·속초·강릉지역으로 최근 영동지역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시세를 기준으로는 1위 온의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춘천 온의동·1120만원),2위 우미린아파트(강릉 홍제동·1055만원),3위 속초청호아이파크(속초 청호동·1053만원),4위 이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춘천 퇴계동·1033만원),5위 힐스테이트 강릉(강릉 회산동·1019만원),6위 동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평창 대관령면·1016만원),7위 e편한세상 원주태장(원주 태장동·978만원),8위 e편한세상 영랑호(속초 동명동·942만원),9위 힐데스하임 5단지(원주 반곡동·938만원),10위 중흥에스-클래스프라디움(원주 반곡동·929만원) 순이다.

시세기준 상위권 5개 지역 중 3곳이 영동지역인 상황이다.공시지가로 본 강원지역 땅값 상위 10개 지역도 비슷한 양상이다.강릉 금학동 상가지대는 지난해 1년간 794만원에서 840만원으로 5.8% 상승,톱10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다만 속초 온천 휴양지대(광천지) 1곳을 제외한 9개 상가지대 중 5곳이 원주,3곳이 춘천으로 영서지역 상가지대 상승률이 높았다.

상승률로 보면 영서지역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춘천 조양동 상가지구는 2020년 공시지가 예상가격이 970만원으로 전년대비(946만원) 2.5% 올랐다.



■영동지역 지가상승 ‘SOC 확충’ 호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지가변동률을 기준으로 시·도별 주요 상승지역의 상승이유를 분석한 결과 강원도는 속초,양양인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도내 지가 평균 상승률은 2.66%를 기록한 가운데 속초는 3.03%,양양은 3.00%씩 올랐다.속초의 경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개발 계획 발표에 따른 지가 상승 기대감 증대가 지가상승을 견인했다.양양은 양양국제공항 활성화에 따른 개선 기대감으로 공항주변의 개발 가능한 토지 수요가 증가하며 도내 평균 이상의 지가상승률을 보였다.

속초·양양지역 지가상승 요인 중 하나로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 증가세도 눈에 띈다.포화상태에 이른 제주지역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들이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 중심으로 강원도로 눈길을 돌렸다.지난해 상반기 기준 도내 외국인 보유 토지는 2187만3000㎡로 지난해 상반기(2111만9000㎡) 대비 75만4000㎡(3.6%) 증가했다.지난해 상반기에는 경기,전남,경북,제주에 이은 전국 5위 규모였지만 1년새 제주를 제치고 4위로 뛰어올랐다.




■공급과잉·미분양 등 장기간 경기침체로 인한 리스크 여전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에 이어 공급물량이 이어지면서 강원지역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지난달 강원지역 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월 대비 -0.12%를 기록했으며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2.83% 주택 매매가가 하락했다.도내 신규 입주물량 부담 및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에다 정부의 주택 규제 정책으로 매수세가 위축됐기 때문이다.다만 시·군별로 삼척은 해안지역 단독주택 수요와 신축 아파트 선호,미분양 해소세로 전월 대비 주택 매매가격이 0.02%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 등 지난해 집세도 하락했다.강원지역은 지난해 전년대비 0.3% 하락해 전국 평균(0.1%)대비 하락세가 세배 높았다.주요시·도 가운데 전셋값이 상승한 지역은 강원도를 비롯해 서울,인천,광주,전북,전남 등이었으며 월세가 상승한 지역은 전남이 유일했다.또 강원지역에 2월에만 속초2차 아이파크 등 980가구가 입주,2∼4월 도내 4886세대의 신축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으로 공급물량이 잇따르고 있다.


▲ 도내 아파트 가격 하락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부동산 시장이 쌀쌀해진 날씨만큼 얼어붙고 있다. 최근 춘천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광고지가 빼곡히 내걸려 있다.   최유진
▲ 도내 아파트 가격 하락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부동산 시장이 쌀쌀해진 날씨만큼 얼어붙고 있다. 최근 춘천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광고지가 빼곡히 내걸려 있다. 최유진


■전문가 “투자 호재는 시기상조” 신중론도

지난달 도내 아파트 거래량은 3년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2017년 12월 1713건에서 2018년 12월 980건으로 점차 줄어들다 지난해 12월 1949건으로 늘어났다.지난해 도내 아파트의 외지인 거래비중은 1∼11월까지 20%∼24% 사이에 머물렀으나 ‘12.16 부동산규제’가 시행된 12월에는 36%로 급증했다.단기적 지표는 상승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때 강원지역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3년간 도내 순수 토지거래량은 2017년 8만4543필지,2018년 8만1743필지,지난해 7만3708필지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특히 2018∼2019년 사이에는 11.4% 감소했다.지난해 강원지역 소규모 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당 1만1900원으로 전년대비 임대가격지수가 0.55% 하락했다.같은기간 도내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8.2%를 기록했다.지난해 연초 대비 1.5%p 공실 부담이 커졌다.

신선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지부장은 “속초·양양지역의 경우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로 강릉을 중심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이 동서고속화철도 개발소식에 해당지역 투자가 이어지며 지가상승을 견인했다”며 “여기에 외국인투자도 겹치며 지난해까지는 영서지역에 비해 영동지역에 투자가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도내 아파트 거래량 상승은 정부의 수도권 부동산규제로 인한 풍선효과일수도 있으나 연말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더욱 크다고 본다”며 “또 올해도 입주물량이 잇따라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 상반기 공급과 수요현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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