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섭교수의 커피이야기] 53. 음악다방의 DJ
일부 열성팬 커피 건네고 데이트신청
커피 한 잔과 노래·사연 흐르던 시간

오늘은 지난 호에 이어서 음악다방의 전설을 간직한 나라 대한민국의 일곱 번째 커피이야기다.음악다방은 가수,DJ,MC들의 산실이었다.

음악다방에서는 DJ와 가수가 탄생했고,음악 감상실에서는 MC와 가수가 탄생했다.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표되는 수많은 음악인들이 이곳에서 활동을 시작했던 것이다.이제 음악다방은 사라졌지만 누군가에겐 당시의 추억이 오롯이 남아 있을 것이다.지역별로 많은 명소들이 존재했다.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쎄시봉(C‘est Si Bon)’에 등장하는 가수와 MC를 생각하면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아주 멋짐’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쎄시봉은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인들에게 아주 멋진 무대를 제공해 주고 꿈을 실현시켜 준 곳이다.음악다방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음악을 들려주는 DJ 일명 판돌이,뮤직 박스,LP판,리퀘스트 뮤직,메모장 등 다양하다.

당시 DJ는 잘생긴 외모,호감 가는 목소리,음악에 대한 지식 등은 필수항목이었다.거기에 뮤직 박스 안에서 장발을 도끼 빗으로 빗어 넘겨주는 센스는 덤으로 여성 팬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 LP판과 커피.
▲ LP판과 커피.
DJ의 인기는 그날의 매출과도 상당한 관계가 있었다.메인 DJ는 프라임타임에 등장한다.그 때를 맞추어 모여든 팬들은 구구절절한 사연과 함께 음악을 신청하고,자욱한 담배연기 속에 자신의 사연과 노래가 들려오기를 기다린다.열성팬들은 DJ에게 커피를 주기도 하고 데이트를 신청하기도 한다.애프터신청은 일반 메모지가 아닌 당시 유행하는 영화나 연극 등을 관람할 수 있는 표를 이용하기도 했다.

음악다방과 DJ는 서울 등 대 도시 뿐만 아니라 지방의 중소도시까지도 유행처럼 늘어났다.심지어 제과점이나 떡볶이 집에도 DJ가 있었고,특히 다방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고등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게 된다.DJ DOC의 노래,‘허리케인 박’에서는 ‘오랜 만에 만난 그녀 떡볶이를 너무 좋아해 찾아간 곳은 신당동 떡볶이 집…그녀는 좋아하는 떡볶이는 제쳐두고 쳐다본 것은 뮤직 박스 안의 DJ라네…’는 당시 DJ의 인기를 실감나게 전해주는 듯하다.

차츰 방송매체가 성장하면서 인기 있는 가수나 MC,DJ들은 방송국으로 스카우트돼 간다.이름만 들어도 공감이 가는 유명인들이 있다.쎄시봉 출신 MC 이상벽씨와 가수 송창식,윤형주,이장희씨 등이 그렇고,쉘부르 출신 DJ 고 이종환씨와 가수 고 김정호,채은옥,하덕규씨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80년대 중후반 시대의 흐름과 함께 음악다방문화가 방송문화,스포츠문화 등으로 다양하게 이동하면서 음악다방은 희미한 옛 추억 속으로 점점 멀어져간다.오늘은 70년대 BACARA의 ‘Yes sir, I can boogie’ 팝송 한곡 들으면서 커피 한 잔하시길…


밴드주소

https://band.us/@coffeestorya



▶ 김명섭 교수 약력

△한림성심대 교수 △(사)한국커피협회 부회장 겸 바리스타사관학교 교장 △한국대학영어교육학회 회장 △한국중앙영어영문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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