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임·결혼식 취소·연기
행사 직전 취소·노쇼까지 겹쳐
준비 음식 폐기 피해액 눈덩이
현 상황 속 위약금 청구도 부담

[강원도민일보 권소담 기자]코로나19 확산 여파에 각종 모임과 행사가 취소되면서 도내 웨딩·컨벤션업계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다.행사 직전 취소하고 위약금도 지불하지 않는 ‘노쇼’현상까지 겹치면서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26일 오전 11시 춘천의 한 대형 예식장.주차장은 텅 비고 내부 조명은 꺼져있었다.100여명이 참석하는 한 단체의 정기총회가 예정됐던 시각이지만 지난 22일 춘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행사 이틀 전 취소됐기 때문이다.내달 6일까지 모든 행사·모임 예약이 취소됐고 다음달 7일 결혼식이 예정된 신혼부부 두 쌍도 예약 취소했다.

해당 예식장에서는 토요일 평균 7건의 결혼식이 진행되지만 지난 22일에는 5쌍만 결혼식을 올렸다.신혼부부가 300명 분량의 피로연 음식을 주문했고 예식장 측은 하객들이 많을 것을 고려해 350인분의 음식을 미리 준비했으나 확진자 발생 여파로 하객이 200여명에 그쳐 준비한 음식 100인분을 폐기해야 했다.지난 23일 예약됐던 한 모임의 정기총회로 1인당 2만5000원하는 400인분의 설렁탕을 준비했으나 주최 측에서 하루 전날 취소를 통보,준비했던 식재료를 못쓰게 됐다.예약을 취소한 단체에서 행사를 못 했는데 위약금을 줄 수 없다고 버텨 피해액을 업체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 예식장에는 직원 15명이 근무해 매달 4000여만원의 인건비가 지출되고 전기요금은 월 1000여만원 수준이다.예식장 관계자는 “당장의 인건비 마련을 위해 은행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큰 피해를 입은 사업체가 저금리로 대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에서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강릉의 한 예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지난 주말 도내 확진자 발생 이후 내달 7일 예약된 결혼식 3건이 취소됐다.일주일 전 행사 취소시 통상 80%의 위약금이 발생하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위약금을 물리기도 쉽지 않다.해당 업체 관계자는 “3월 중 예약된 각종 모임,행사,잔치 20여건 중 절반이 취소됐다”며 “결혼식을 가을로 미루겠다는 고객도 많아 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웨딩·컨벤션 업체를 운영하는 최대식 중소기업융합 강원연합회장은 “예약 취소건이 쏟아지고 하객 수가 줄면서 업계의 수익 구조가 나빠졌다”며 “결혼 성수기인 봄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 업계가 입는 타격이 상당할 것이다”고 밝혔다.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강원지역에는 원주 9곳,강릉 6곳,춘천 5곳,동해·속초·홍천 각 3곳 등 40곳의 예식장이 운영중이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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