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형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 이도형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 이도형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옥같은 말씀인 산상수훈을 읽다 보면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말씀을 대하게 됩니다.“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마7:6)”

일반적으로 값어치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거룩한 것과 진주도 거추장스럽게 여길 수 있음을 표현할 때 사용하곤 합니다.세상살이를 거듭할수록,소중하고 가치있는 것들을 아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은 복된 일임을 배우게 됩니다.인생살이에서 일방통행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선한 일에 대한 주변 반응이 없음을 고민하는 지인 분들의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선물이나 사랑을 베풀어도 거머리처럼 끝없이 “다오,다오”를 외치는 모습에 질식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사는 곳은 참 복된 지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지역을 섬기고자 하는 노력을 긍휼히 보신 지역 주민들로부터 가시적 결과들을 감지하기 때문입니다.지난 2017년부터 저희 교회는 겨울의 끝자락이 되면 마을 어르신들께 따뜻한 한 끼 식사를 대접해 오고 있습니다.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대다수의 분들은 식사 초대를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지역과 함께 하려는 교회 성의를 생각해서 열심히 참여해 주셨습니다.

지난 11일 양구 남면 창1리 마을 어르신들께 점심을 대접하려고 식당에서 준비를 마치고 맞이하는데 노인회장님께서 갑자기 봉투 하나를 내미시는 겁니다.이러시면 안 된다고 완곡히 거절하자 우리들의 성의라며 꼭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창1리 어르신 중 제일 연장자이신 할머니께서 좋은 일에 보태라며 봉투를 주시고 가셨다는 겁니다.그러한 모습들을 대하면 송구스러움을 느낍니다.한편으로는 지역 속에 조금씩 뿌리내리는 교회임을 주민들로부터 인정받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그로부터 나흘 후에도 도촌리와 창2리 어르신들을 모시고 점심을 대접했습니다.평범한 한끼임에도 어르신들이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 오시는데,한마디 한마디 속에 사랑의 기운이 넘쳐 흐르는 걸 느낍니다.특별히 올해는 양구군수님께서 찾아주셔서 어르신들께서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차량 운행을 마치고 다시 식당을 찾았을 때 아내가 봉투 2개를 건네줍니다.도촌리 노인회와 주민 한 분이 “안 받으면 안 된다”며 전해주시더랍니다.지역 주민 분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사랑을 경험하며,“내가 네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노니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계2:19)”하며 두아디라 교회를 칭찬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합니다.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더 많은 교회가 되길 기도하며 노력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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