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유명순 교수팀 설문 조사
뉴스 접할 때 감정 ‘분노’ 비중 ↑
응답자 57.9% ‘ 방역 잘하고 있다’
청와대 신뢰도 57.6% → 49.5%

춘천에서 스포츠 시설을 운영하는 김모(33)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일생생활이 불가능할 처지다.김씨는 “잠잠해질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감염병 사태에 불안한 마음뿐이다”며 “마스크 한 장 조차 쉽게 구하지 못하는 일상에 실망감 보다 불신만이 남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여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 다수가 일상이 정지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뉴스를 접할 때 떠오르는 감정으로는 ‘분노’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4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장) 연구팀이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2월 25~28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절반 이상 정지된 것으로 느낀다’는 응답이 59.8%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연구팀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월 31일∼2월 4일(1차조사) 진행한 설문에서의 응답 비율(48.0%)보다 1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1차 10.2%에서 4.2%로 줄었다.

1차 조사 때는 코로나19 뉴스를 접할 때 떠오르는 감정으로 불안(60.2%)이 가장 컸고,공포(16.7%),충격(10.9%),분노(6.8%)가 뒤를 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불안(48.8%)에 이어 분노가 21.6%로 비중이 대폭 올랐다.그다음이 충격(12.6%),공포(11.6%),슬픔(3.7%),혐오(1.7%) 순이었다.

국민이 인지하는 코로나19 위험성 역시 높아졌다.‘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12.7%에서 19.8%로 상승했고 ‘낮다’는 응답은 1차 조사 때의 42.7%에서 29.2%로 감소했다.유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코로나19에 대한 국민감정의 양상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며 “사망자가 늘고,마스크를 구할 수 없고,자가격리 규칙을 어기는 사례를 접하며 느끼는 불안은 불신과 결합하는 것이기에 책무성이 강화된 위기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방역당국의 대응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높아졌으나,국가리더십,언론에 대한 신뢰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위기대응을 영역별로 평가하도록 질문한 결과 검역을 ‘잘하고 있다’가 49.2%로 1차 조사 때의 41.1%보다 8.1%포인트 증가했다.방역은 1차 조사 때의 43.8%보다 14.1%포인트 증가한 57.9%가 긍정 평가를 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대해서는 전체 81.1%가 신뢰한다는 반응을 보였다.이는 2월 첫째 주 조사 때의 74.8%보다 6.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반면 청와대에 대한 신뢰 의견은 49.5%로 1차 조사 때 57.6%보다 8.1%포인트 하락했고 언론에 대한 신뢰 의견은 39.9%로 1차 조사 때의 46.4%보다 6.5%포인트 하락했다. 구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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