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양구 소양강 꼬부랑길
양구읍 석현리~수인리 20㎞
소양호·한반도섬·봉화산 장관
도보길·자전거여행길 안성맞춤

어느덧 나들이 하기 좋은 3월이다. 이맘때면 봄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게 된다. 대부분 어느지역을 여행할 때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그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전 여행정보를 찾아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고 그 과정을 번거롭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운집하는 장소보다는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이럴때 안성맞춤인 곳이 바로 소양호 꼬부랑길이다. 옛도로를 따라 달리면서 잠시 내려 소양강의 봄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이 곳에서 코로나19 피로감에 지친 심신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소양강 꼬부랑길에서 자전거동호인들이 라이딩을 하고 있다.
▲ 소양강 꼬부랑길에서 자전거동호인들이 라이딩을 하고 있다.
추곡약수삼거리에서 시작하는 일명 ‘꼬부랑길’은 소양강댐이 생긴 후 40여년간 양구와 춘천을 잇는 유일한 도로였지만 배후령터널과 수인터널 등 7개 터널이 생기면서 옛길이 됐다. 이 옛길은 호숫가를 따라 이리저리 정신없이 굽어 돈다. 그 옛날 누군가에겐 생각만 해도 속이 다 울렁거리는 ‘고생길’이었을 이 길이 지금 누군가에게는 보면 볼수록 점점 더 즐겁고 아름다운 ‘여행길’이 돼 가고 있다.지금 이 길은 주로 자전거와 오토바이 동호인,등산객들이 이용하는 유명한 코스가 됐다.

차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길가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길가 아스팔트 틈새를 비집고 나온 잡초들이 사람 키만큼이나 높이 솟아 있다. 보기에 따라 조금은 삭막해 보일 수도 있지만 차들이 사라진 길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 제격이다. 구름이 걷힌 산위로 태양이 비치면 소양호 검푸른 물은 은빛으로 물든 장관을 연출한다.

▲ 소양강 꼬부랑길 이해인 시의 동산 표지석
▲ 소양강 꼬부랑길 이해인 시의 동산 표지석
꼬부랑길은 양구읍 석현리~수인리의 20㎞ 구간이다. 꼬부랑길에는 향토수종 체험 숲,전망대,컨텐츠 조형물 등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산책 데크,주차장,휴게쉼터 등이 설치돼 등산객이나 드라이브하는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무엇보다 이 길을 온전히 사랑할 줄 아는 부류는 자전거 동호인들이다. 이 길이 자전거동호인들을 불러들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아스팔트길에,호수를 끼고 달리는 산길이 오로지 자전거를 타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호숫가 둘레길치고는 언덕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꼬부랑길’이라는 별칭에 맞게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용이 지나간 듯 구불구불한 도로선형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탄 듯 즐겁다.여기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사명산 줄기의 풍광과 호수의 비경을 접하면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다만 완전한 오르막코스이기 때문에 라이딩을 마치고 내려올 때 주의해야하며 도로이기 때문에 차량 등 통행에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 꼬부랑길 쉼터에서 바라본 소양호
▲ 꼬부랑길 쉼터에서 바라본 소양호
양구 지역에서는 이 길을 도보여행길이자 자전거여행길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양구군은 꼬부랑길과 연계해 4계절 내내 봉화산의 생태자연 경관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소양강 봉화생태수변 둘레길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이 사업은 선착장이 있는 양구읍 석현리와 남면 명곶리를 잇는 10㎞ 구간에 둘레길과 데크로드,전망대,출렁다리,쉼터,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올해 말쯤 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양구의 안보관광지를 비롯한 실내외 대부분의 시설이 휴관중이지만 소양강꼬부랑길을 타고 양구로 내려와 지역의 랜드마크인 한반도섬을 산책하며 봄의 정취를 만끽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박현철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