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진 도용 허위로 성적모욕
경찰 상황 설명 수사요청 불구
“외국 사이트 범인검거 힘들다”
사이버 성범죄 처벌 국민청원

▲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3.25 연합뉴스
▲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0.3.25 연합뉴스
[강원도민일보 이종재 구본호 기자]속보=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전 국민이 공분(본지 3월 27일자 5면 등)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도내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디지털 성범죄가 잇따르고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는 등 충격을 주고 있다.

도내 한 고교에 재학중인 A양은 최근 해외에 서버를 둔 SNS(텀블러)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을 우연히 발견하고 각계에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해당 게시물에는 자신이 페이스북 등에 올렸던 일상 사진 원본이 그대로 도용됐고,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거짓정보까지 함께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n번방 사건처럼 또다른 다수의 피해자가 생길 우려가 큰 일명 ‘지인능욕’범죄였다.이렇게 온라인상에 뿌려진 신상정보와 허구의 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내용의 글로 인해 A양은 주변인은 물론 불특정 다수로부터 수많은 연락을 받기도 했다.

정신적 충격을 받은 A양은 피해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이같은 사실을 부모님에게 곧장 알렸다.A양은 지난해 4월에도 이같은 피해를 입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황당했다.A씨는 “경찰서를 찾아 상황설명을 다 했는데도 경찰은 ‘외국 사이트라 범인을 잡기 힘들다.대신 계정을 탈퇴하고 삭제하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황당한 답변만 했다.결국 수사는 시작도 안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도내 피해자 B(19)·C(19)양도 ‘지인능욕’ 범죄 피해를 입었다.SNS에 올린 자신들의 사진이 도용돼 성적인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이 온라인상에 공유되며 확산되고 있었다.그러나 B양은 차마 부모님께 수치스러운 글과 사진을 보여줄 수 없어 피해사실을 알리지도 못한 채 1년 가까이 지내온 상황이다.

이들은 “SNS 계정이라 친구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사진들이 도용된 것을 감안하면 최초 유포자는 주변사람으로 의심된다”며 “나와 관련된 말도 안되는 글이 아직도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는데,볼 때마다 치가 떨린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인능욕 및 사이버 성범죄 강력한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29일 오후 3시 현재까지 5만3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종재·구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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