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만에 취항,날개 펴자마자 악재
정부 지원 ‘그림의 떡’ 도민 나섰다

▲ 플라이강원의 국내·국제노선 취항으로 한때 활기가 돌던 양양국제공항이 코로나19 여파로 또 다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훈
▲ 플라이강원의 국내·국제노선 취항으로 한때 활기가 돌던 양양국제공항이 코로나19 여파로 또 다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훈

[강원도민일보 최훈·박지은 기자]3수 도전 끝에 어렵게 하늘길을 연 강원도의 유일한 항공사 플라이강원이 출구없는 코로나19 악재에 시름이 커지고 있다.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한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3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항공과 관광의 결합을 통한 강원 관광산업 규모 확대와 발전,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주목적으로 항공교통이용자 편익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다.그러나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취항 시작 불과 3개월 여 만에 최대 위기 상황을 맞았다.국제선 운항은 전면 중단됐고,제주노선은 1회로 감축됐다.플라이강원 활성화를 통해 양양국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고 향후 북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과 양양공항을 연결하려던 강원도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플라이강원 좌초 위기

플라이강원이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플라이강원 취항을 통한 관광활성화는 강원도정의 핵심목표와도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플라이강원이 처한 현 위기는 강원도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3수 도전 끝에 지난해 3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1월 제주에 이어 대만 타이베이와 필리핀 클락 등 국제노선까지 취항하며 주목받는 항공사로 급부상했다.지난 2016년을 시작으로 두 번의 좌절을 겪고 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은 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당시 함께 신규 면허를 취득한 3개 항공사 가운데 가장 먼저 하늘길을 열었다.3호기까지 도입,가장 먼저 취항에 나서는 등 플라이강원의 하늘길 개척은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플라이강원이 휘청이고 있다.2개 국제선 운항은 잠정 중단됐다.플라이강원은 지난달부터 운항이 잠정 중단된 양양∼타이베이와 양양∼클락 노선을 다음 달에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지난해 9월 취항한 양양∼제주노선은 당초 1일 2회 국내선 운항에서 현재 1일 1회 운항으로 축소 운항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승객 감소로 운영이 어렵다.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이스타항공과 같은 ‘셧다운’도 불가피한 상황이다.이와 관련,플라이강원은 긴급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직원(297명) 절반의 2개월 유급휴직과 함께 6개월 간 전노선 무제한 탑승이 가능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의 방안이다.그러나 이같은 긴급 자구책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어 플라이강원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위축된 여행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플라이강원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플라이강원의 직접적인 손실은 현재까지 약 3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국제선 취항에 따른 이용객 수 등을 고려하면 최소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그러나 정부의 저비용항공사(LCC)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처지에 놓여 플라이강원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KDB산업은행을 통해 저비용항공사에 3000억원의 긴급 유동성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그러나 산업은행은 담보력과 최근 3년간의 영업실적을 토대로 회사 신용을 평가한 뒤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정부 지원책은 플라이강원의 현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다.현재 3대의 항공기를 리스로 도입한 플라이강원은 담보제공이 어려운 데다 영업실적도 3개월 뿐이어서 정부의 지원정책은 사실상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강원도가 1차 추경을 통해 15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으나 정부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는 “운항까지 긴 시간과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항공산업의 특성상 플라이강원은 운항 시작 초기에 갑자기 닥쳐온 위기를 견딜만한 충분한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기업의 이윤추구라는 본연의 목적에 앞서 강원도민의 편의과 관광객 유치,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많은 기대효과와 공공성을 지닌 플라이강원에 대한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역사회,정부 지원 촉구

플라이강원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강원도시·군번영회연합회는 최근 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한국산업은행장 등에게 플라이강원 긴급금융지원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송했다.연합회는 호소문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플라이강원의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운항한 지 1개월 미만의 신생항공사를 대상으로 과거 경영실적을 반영·실시하는 신용평가는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이어 “신생항공사인 플라이강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플라이강원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준석 강원도 항공해운과장은 “강원경제 활성화에 중심 역할을 할 플라이강원에 대한 정부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이 시급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에 대한 정부 지원 기준을 과거 경영실적으로만 적용한다면 자금력이 없는 신생 항공사들은 버티기 힘든 구조다.정부의 정책적인 판단이 있어야한다”고 밝혔다. 최훈·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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