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 도 <편집부국장>

 본사가 주도한 한중교류 일원으로 우주선 신주 5호로 중국 전역이 떠들썩했던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중국의 고도이자 신흥공업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절강성 항저우를 다녀왔다. 항저우방문기간에 엄청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과 과거의 역사를 지키며 관광이벤트로 가꾸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중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시후 박람회는 규모와 중국인들의 관심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17일 개막 전야제가 열린 우리나라 잠실운동장 크기의 황룡종합운동장에는 10만원에 가까운 거액의 입장권을 구입, 자발적으로 참석한 6만여명의 관중이 열광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축제에 참여하는 수준과 비교됐다. 특히 18일 시후박람회 축하 불꽃놀이가 열린 여의도 크기의 시후 주변에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 60여만명 인파가 함께 축제를 즐기는 모습은 가히 중국다웠다.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는 우리 일행 앞에 있던 한 가족 중 할머니가 손자와 화장실을 갔다 자리를 찾지 못해 거의 30분을 헤매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불꽃놀이도 장장 1시간가까이 진행돼 운집한 인파에 못잖은 갖가지 모양을 갖춘 대광경을 보여줬다. 이들 인파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2시간30분이 걸려야 한다는 항저우일보 관계자의 이야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몇 년 전 속초에서 열린 국제 관광엑스포에 도민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참여했는지는 축제의 질을 떠나 곰곰이 되짚어 앞으로 대형 이벤트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
 더불어 중국인들이 자연과 상생하며 관광지를 가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옛날 중국인들은 항저우 시후를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시후’라며 시후의 풍광을 극찬한 것은 물론 ‘동방견문록’저자 마르코 폴로가 항저우의 시후를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칭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아름답지만 현재 중국인들이 아끼는 시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현재 중국인들은 서울 여의도 크기의 시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차를 1㎞이상 떨어진 곳에 주차해야 되고 시후를 운항하는 유람선에는 화장실이 없을 정도로 환경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도내 곳곳의 호수와 관광지 주변이 몰지각한 업자와 의식없는 공무원들에 의해 난개발로 훼손되고 오염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1천78개의 섬으로 이뤄져 붙여진 항저우에서 3시간 거리에 위치한 순안현 ‘천도호(千島湖 )’는 지난 59년 건설된 인공호수로 여의도의 108배나 되는 엄청난 규모로 전체를 돌아보려면 일주일이 걸린다고 했다. 섬도 600평이상 규모만을 발표한 것이라고 하니 넓이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천도호는 규모도 규모지만 정부가 나서 인공호지만 관광지로 가꾸고 활용한다는 점이다. 천도호의 관광을 위해 가장 풍광이 뛰어난 곳을 선택, 매호(梅湖)라고 붙이고 전망대를 건립해 관광객을 유인하는 한편 또 다른 섬에는 열쇠 공원 조류공원으로 가꿔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돈을 쓰게 만드는 화상(華商)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댐으로 생긴 인공호수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 정부와 자치단체 그리고 댐 관할 기관이 인공호수 주변을 어떻게 가꾸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수질 오염이라는 이름아래 사실상 방치, 그 주변의 지역들이 내륙의 고도로 전락하고 개발 전략없이 그림의 떡처럼 보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우리는 중국을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이제는 그네들의 발상과 전략을 원용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현대화 산업화가 우리에게 뒤떨어진다고 여길지는 모르지만 중국은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세계 3번째 나라라는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중국이 몰려온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님을 확인한 방문이었다. yid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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