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전문 군납회사 (주) 봉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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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봉황(대표 이창경·춘천시 후평동)은 김치 군납(軍納) 전문회사이다.
 겨울철 김장김치를 비롯해 여름철에는 막김치, 또 계절적으로 총각·열무김치와 깍두기 등을 생산하는 영서지역 대표적인 군납 김치전문회사로 군장병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주)봉황이 납품하는 김치는 장병뿐 아니라 장교들 사이에 인기가 좋아 도내 김치생산 군납 회사를 대상으로 격년마다 실시하는 김치맛 품평회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창립서 현재까지

 (주)봉황은 지난 86년 12월 설립됐다.
 설립 이듬해인 87년 3월 생선묵, 멸치조림으로 군납을 처음 시작했다.
 이후 김치류가 89년 3월 국방부조달본부 품목에 추가 지정됨으로써 김치 군납이 본격화 됐다.
 또 햄버거 패티(89년), 조미김(90년), 돈가스(93년) 등이 군납 품목추가로 속속 지정돼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했다.
 이와함께 한국육채가공업 협동조합 가입(89년), 한국해조류가공식품 협동조합 가입(90년), 한국어육연제품 협동조합 가입(91년), 한국육가공협회 가입(95년) 등 종합식품회사로서의 외연을 넓혔다.
 (주)봉황의 생선묵 납품은 동해안과 원주지역까지 1군 전 지역을 담당했으며 설립이후 93년까지는 상시고용인원 100여명 이상을 고용, 전국적인 종합식품회사의 인지도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지난 93년 중소기업계에'1사 1품목제'가 적용됐다.
 '1사1품목제'는 말 그대로 1개 회사가 1개의 제품만을 생산하는 것으로 종합식품회사인 (주)봉황이 단일 식품생산회사로 김치만을 생산하게 된 결정적인 조치였다.
 회사존립 자체를 좌우할 만큼 위기에 봉착한 (주)봉황은 이후 96년까지 상시고용인원 100여명을 3분2에 가깝게 구조조정, 회사 규모를 크게 줄였다. 현재는 일용직 포함 26∼30명이 일하고 있다.
 (주)봉황 초대 설립자는 최극상씨이며 2대 대표이사 박봉훈씨를 거쳐 현 대표이사인 이창경 사장(74)이 지난 92년 회사를 인수, 그해 10월 취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정성·청결 최우선

 (주)봉황의 올 1월 군납량은 10만kg에 달한다. 김장김치의 경우 납품은 12월 1월 2월 등 3개월간에 걸쳐 이뤄진다.
 김치 재료인 배추는 군(軍)과 농협이 계약한 물량을 받아 사용, 떡잎제거→절단→세척→절임→세척→양념배합→포장의 순서를 거친다.
 양념류는 마늘, 생강, 고추, 파, 갓, 멸치젓, 새우젓 등 모두 12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배합된 양념은 중년층 '엄마손맛'을 지닌 지역주민 고용인들에 의해 일일이 집에서 담그는 형식 그대로 정성을 들이고 청결을 유지한다.
 양념이 배합된 김치는 7일간의 냉장 숙성기간을 거쳐 납품된다.
 이창경 대표는 회사 인수 이후 지난 96년 10월에 130여개 전국 동종업계 처음으로 ISO9002 인증을 획득, 품질관리에 철저함을 기하고 있다.
 맛으로 승부를 건 (주)봉황은 1군사령부 표창(3회), 군수사령관 표창(3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표창(3회), 농림수산부장관 표창(1회), 중소기업청장 표창(2회), 도지사 표창(2회),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표창(2회), 중소기업협동조합 회장 표창(2회) 등 품질우수 평가를 꾸준히 받아 오고 있다.

■ 전망·과제

 도내 김치전문 군납회사는 이달 현재 22개 업체가 성업중이다.
 지역제한에서 98년부터 자율경쟁 체제가 도입돼 전국업체가 어느 지역에서도 수주할 수 있어 경쟁이 심한 편이다.
 또 내수의 경우 두산의 '종가집' 등 대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높아 시장을 파고들 여력이 없어 납품에만 의존하고 있다.
 업계 존립의 관건은 물량확보로 지역 군뿐 아니라 민과 관의 유기적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주)봉황은 종합식품회사 당시 생선묵 생산 등에 사용하던 설비가 현재 매우 양호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설비는 있지만 '1사1품목제' 제한에 걸려 수억대 설비 활용이 안되고 있어 중소기업청,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유관기관의 관심이 절실한 입장이다.  

[인터뷰 - 이창경 대표]
'화목·성실' 경영신조 최상 김치생산 자부심


 "내 아들과 딸들이 먹는 김치다라는 생각으로 청결을 유지해 정성을 들여 만들고 있습니다"
 (주)봉황 이창경 사장(74)의 경영신조는 '화목과 성실'이다.
 화목하지 않고는 일의 성과가 없으며 성실하지 않고는 회사제품이 좋을리 없다는 신조로 자신이 지은 사훈을 설명했다.
 특히 일의 특성상 동료간의 호흡이 맞아야 양념배합이며 포장까지 일의 순서가 차질이 없다는 설명이다.
 "납품할 때마다 인수부대서 산도(酸度)와 맛 등 제품의 질을 그때 그때 검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봉황제품은 일년내내 불합격을 받아 퇴짜맞은 일이 없습니다"
 (주)봉황은 지난해 12월 1군사령부에서 실시한 도내 군납 김치회사들이 출품한 김치를 놓고 100명의 장병들이 시식하는 품평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2년마다 열리는 김치 품평회이지만 줄곧 1위를 지켜 장병들의 입맛에 맞는 고유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종합식품회사에서 단일 식품회사로 회사 규모가 줄어 들었지만 최상의 김치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며 "다만 충분한 물량확보가 안돼 한달내내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안타까움은 또 있다.
 대지 2천평에 건물만 1천300평인 공장규모에 생선묵 라인과 통조림 조립라인 등의 고가 설비가 생산가동을 중단한 채 방치된 것을 볼 때 마다 느끼는 것이다.
 (주)봉황이 생선어묵을 생산할 때의 일화다.
 군산지역 업체로부터 원재료를 납품 받았을 때 시청에서 수분 함유량 미달을 이유로 불합격 판정을 내린 일이 있었다.
 "군산시청 직원들이 달려와 자체 검사를 실시해 판정을 뒤집은 일이 있었습니다. 지역내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마인드였죠.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78년 중령으로 예편한 이 사장은 춘천시 거두리가 고향으로 (주)봉황 전 직원을 지역민으로 고용, 고향사랑을 펼치고 있다.
 현재 춘천상공회의소와 후평산업단지협의회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유 열 yooyeo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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