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초 유물·유구 대량출토… 사료 가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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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흥령선원지 2차시굴조사 지도위원들이 조사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영월/방기준
【영월】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이자 사자산문(師子山門)의 근본 도량으로 알려진 영월 수주면 법흥리 법흥사 경내 흥령선원지(興寧禪院址)에 대한 2차 시굴조사 결과 문화재보호구역 확대 및 지정 국가 사적(史蹟)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강원문화재연구소(소장 이공우 도 환경관광문화국장)가 영월군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지난 해 12월부터 진행한 2차 시굴조사 결과 891년쯤 전소된 흥령선원지는 산 385번지 일대를 중심 사역으로 북고-남저의 완경사를 이용해 계단식 축대를 마련한 전형적인 산지가람(山地伽藍)의 사찰로 확인됐다. 또 유구(遺構)로는 평지에 마련된 건물지 5동과 자연석 석축, 보도시설을 비롯해 고려 초 10세기 전반에 해당되는 양식으로 보이는 다량의 막새류와 평기와 및 도자기류의 유물이 집중적으로 출토됐다.
 이에 연구소측은 13일 오전11시 현지에서 지현병 연구실장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김정기 문화재조사연구단장 등 5명의 지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조사 구역에 대한 유적의 성격 규명과 시기 검토, 향후 조사 계획 등을 논의했다.
 참석 위원들은 "앞으로 구산선문의 으뜸이자 표본으로 장기적·체계적인 발굴을 통해 국가 사적으로의 지정 및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지현병 연구실장은 "이번 2차 시굴조사 결과 사자산문 흥령선원 창건 이후에서 고려 초까지 동일 시기의 유구와 유물을 확인한 것은 커다란 의의가 있다"며 "특히 기와류와 도자기류는 우리나라 고려 초 기와 연구와 도자사 연구의 획기적인 편년 기준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문화재연구소측은 지난 2001년 흥령선원지의 사역과 중심 위치 등을 밝히기 위한 정밀 지표조사에이어 이듬해에는 1차 시굴조사를 벌여 건물지와 석축, 보도시설 등 다양한 유구와 유물이 시기를 달리해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방기준 kjb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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