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북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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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노의 파업사태에 대해 정부와 도의 강경처방이 내려졌다.
 지난 20여 년간을 북미에서 지내 온 기자에겐 이번 전공노에 대한 정부의 초강경 조치가 북미시각으로 보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공노에 대한 국민 여론은 물론 부정적이고 냉담하다. 경제난으로 생활문제에 고심하는 국민으로선 전공노의 파업이 무척 못마땅했을 것이다.
 그래서 전공노로선 어찌 보면 '잘못된 시기(?)에 일으킨 최대의 실수'였는지 모른다.
 선진국가에서도 공무원의 파업이 국민의 갈채를 받지 못하고 있다. 파업을 하면 당장 국민이 불편한데, 어느 국민이고 자신을 힘들고 짜증나게 만드는 파업사태에 박수 칠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의 공무원세계에 비하면 우리는 훌륭한 공무원을 가지고 있다.
 북미에선 우리처럼 공개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없다. 공식적 시험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공무원 되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다. 거의 모든 채용은 언제나 소리 없이 연줄과 소위 '백(은밀한 배경추천)'으로 충당된다. 그러니 우리와 비교해 우수한 자질의 연방(중앙), 주(도-시-군) 공무원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거기다 공무원 신분이면 봉급은 일반 사기업보다 2배정도 높고,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은 다 누린다.
 그러니 일단 공무원이 되면 결코 그 자리를 쉽게 놓으려하지 않는다. '한번 공무원이면 영원한 공무원'으로 퇴직자가 별로 없고 상당수 40~50대 중년 공무원들이 자리를 지킨다. 미국, 캐나다를 다녀본 사람이면 관청에서 근무하는 중년 아줌마 공무원들을 쉽게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은지 온갖 종류의 공무원 파업이 거의 1년 내내 계속된다. 캐나다 토론토만 하더라도 '배부른(?) 공무원'들의 파업이 시도 때도 없으니 정말 약 오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연말연시 이 바쁜 때에 일부 체신공무원들이 수도 오타와에서 파업을 감행하고 있다.
 한때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영국이 성장을 멈춘 게 '노조'때문이라는 얘기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 영향인지 연방국가인 캐나다에선 별의별 파업을 다 겪게 된다. 한번은 쓰레기를 수거해 가는 토론토 시(市)공무원들의 장기파업으로 시내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한 적도 있었다.
 이 쓰레기수거 공무원의 한달봉급은 은행원 봉급의 2배 이상이 된다. 그래도 그들은 줄기차게 임금인상 등 요구사항이 많다. 캐나다에선 은행원은 노조가 전혀 결성 안 되어 있다. 한 은행원은 은행에 노조가 없으니 10년 전이나 현재나 봉급이 그대로라고 불평이 대단하다. 봉급인상대신 매년 연말 상부의 직원근무평가제에 의해 보너스로 조금씩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자본주의에서 '노조'란 필요악(必要惡)이라는 시각이 크다.
 국민 누구나 법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특히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 입장에서 불법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정부가 공무원노조법을 제정하는 중에 발생한 이번 파업사태로 대규모 파면, 해임을 불러온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적 손실이 아닐 수없다.
 국민과 공무원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공무원노조법이 하루빨리 제정되기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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