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십시오”

평생 모은 전재산 2억원을 인제군에 장학금으로 기탁해 화제가 되었던 鄭玉順할머니(인제군 북면 월학3리 성학동 마을)(본보 96년 7월 27일자 보도)가 지난 2일 8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것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사람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지난 96년 7월, 88올림픽 기념주화 6개, 천주교 전래 기념주화 11개, 금 12돈을 포함한 부동산 등 자신의 전재산을 인제군에 기증한 鄭할머니는 죽는 날까지 이웃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장례비용 230만원을 남겨둔채 한많은 일생을 마감했다.

함북 회령군에서 태어나 당시로서는 다니기 힘들었던 보흥여자중학교(2년제)를 마친 鄭할머니는 해방후 대전 인근에서 장사를 하다 6·25사변을 만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위해 속초에까지 왔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아바이마을에 그대로 눌러 앉고 말았다.

이후 鄭할머니는 이북에서 처자식을 두고 홀로 월남한 남편 安佰洙씨(78년 작고)를 만나 결혼생활을 시작했으며 30여년전 인제 월학리로 이사를 왔으나 남편 安씨도 결혼 5년만에 사망을 하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성학동 마을에서 군장병과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평화상회란 잡화점을 운영해 왔던 鄭할머니는 항상 돈이없어 배우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워 했다.

한편 鄭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북면 월학3리(이장 朴청운) 성학동 주민들은 鄭할머니의 장례를 정성껏 치뤄주었으며 삼오제까지 지내는 등 따뜻한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마을 주민들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소식이 들릴때마다 그렇게 고향에 가고싶어 했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고향땅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麟蹄/鄭然載 yjje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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