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강원본부장 인사파장이 심상치 않다. 강원은행 출신의 유일한 임원이었던 김태환전본부장을 전격 경질하고 그 자리에 타지역 출신 한석규본부장을 승진 발령한 데 대해 지역주민의 여론이 분분하고 일부 지역경제인들은 우려의 시각마저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조흥은행 강원본부의 뿌리였던 구 강원은행의 인맥이 사라지면서 조흥은행 강원본부가 향토은행의 역할과 기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고 목소리들이다. 더구나 김전본부장이 재임기간중 도내 예금을 합병 전의 2배 이상 끌어올리는 경영 실적을 보였음에도 갑자기 밀려난 것도 궁금증을 더해주는 부분이다.

조흥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강원본부 뿐만 아니라 충북본부도 본부장을 바꿔 과거 충북은행 출신의 경영진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당시의 파트너였던 강원은행 충북은행 출신 인맥을 교체해 조흥은행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언뜻보면 은행 내부의 인사를 통해 경영진을 쇄신한 것으로 비치지만 합병이후 지역본부가 지닌 지역성을 벗어버리고 전국은행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합병 이후 도내 34개 점포 중 절반정도의 지점장을 서울지역으로 전보발령하고 그 자리에 조흥은행 출신의 타지역 인사를 배치한 것도 지금 생각하면 단순한 인사가 아니었다는 느낌이 든다. 만일 그런 의도로 과거 강원은행 인맥을 배제했다면 조흥은행 강원본부가 지닌 향토은행의 성격은 급속하게 변질될 것이고 지역주민의 조흥은행에 대한 관심과 애정 역시 지금같지는 않을 것이다.

조흥은행 강원본부는 합병이후 지금까지 구강원은행의 설립 취지와 정신을 이어 향토은행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타 시중은행과는 달리 지역내 중소기업 자금 지원 장학금 지원 문화사업 지원을 통해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을 지역에 환원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다행히 신임 한석규본부장은 "조흥은행이 전국은행이긴 하지만 강원본부의 경우 지역은행인 강원은행에 뿌리를 두고 있는만큼 지역은행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토은행의 소임을 강조했다. 지역자금이 부족할 경우 본부자금을 끌어서라도 지역경제를 지원하겠다는 의욕도 밝혔다.

우리는 조흥은행 강원본부가 구강원은행의 설립정신을 계승해 향토은행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해주길 당부한다. 무엇보다도 향후 점포및 인력조정과 관련 구 강원은행 출신들이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하고 지역 실정과 지역주민의 정서를 제대로 파악해 지역경제를 이끌어가는 향토은행이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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