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같은 강원도 내의 지역·계층·분야 간 야기됐던 갈등은 언젠가는 반드시 화해되고 봉합된다는 사실을 이렇게 확인할 수 있다. 어제 날짜 강원도민일보 1 면은 '폐광지 갈등'과 '의회 갈등'이 해소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했고, 이런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는 매우 다행스럽고 마땅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지금 강원도가 할 일은 이렇게 서로 반목·질시하고, 그리하여 불신과 과욕의 그물에 걸려 상호 비방과 모욕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갈등을 치유한 다음 다시 강원도 사회의 공동체 연대를 더욱 튼튼히 하고 나아가 강원도의 결속된 힘을 바탕으로 역외와의 경쟁에 우위를 점하는, 말 그대로 강력한 '강원도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나타난 몇 가지 갈등을 되짚어 보면 이렇게까지 심한 상쟁(相爭) 모양새가 아니어도 좋았다. 이를테면 폐광지 갈등은 지원 집중화 현상을 염려해 상대적 박탈감이나 소외감을 느낀 일부 지역에서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었고, 의회 간 갈등은 사실상 제도 미비라는 타율성에 기인한 측면이 많아 소박하게 말해 '우리끼리' 싸워야 할 까닭이 그리 크지 않았다.

폐광지역 사람들은 이제 "페광지를 균형개발하자."며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윈윈'적 결론을 얻었고, 의원들은 불합리한 법령 개선에 나서면서 상호 협력하여 도민 복리 증진에 힘 쓰자는 합의에 도달했다. 진작에 이렇게 됐어야 했다. 크게 보아 영호남의 갈등이 수치상으로 줄어들고 대신 강원도와 충청도의 상대적 소외감이 커가는 이 때에, 특히 경제적 소외감 인식도에서 강원도 사람들이 가장 심하다(85.6%)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도내에서 지역·분야 간 자중지란을 일으켜 스스로 돕지 못한다면 누가 우리를 지원해 줄 것인가. 따라서 혹 아직 남아 있는 앙금이 있다면 이 기회에 확실하고 완전하게 제거해 버리길 바란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시는 이 같은 불유쾌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갈등 요소를 사전에 감지하여 지도부나 오피니언 리더 그룹이 적극 나서서 사전 예방하고 합의 도출을 권장하는 활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지금 강원도의 관심은 소지역주의가 아니라 중앙이나 수도권 등 역외와의 길항(拮抗))에서 어떻게 우위와 실익을 구할 것인가에 두고 있다. 지역세나 정치력의 상대적 열위(劣位)를 뛰어넘자면 말 그대로 '우리끼리' 마음을 합치고 뜻을 모아 다시 공동체 연대를 결속해야 한다. 이런 일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어찌 서로 갈등을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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