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농의 꿈을 일구는 귀거래사(歸去來辭)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IMF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실업의 고통을 감내할 수 없었던 도시의 직장인들의 귀향이 붐을 이루었던 98년 이후 양양을 찾은 귀농인은 22명.

그동안 각자 삶의 터전을 개척하느라 주위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이들 귀농인들은 영농정보의 교류와 동질 집단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귀농 농업인 품목별 연구 모임’을 조직하기 위해 14일 오전 10시 양양군농업기술센터에 자리를 함께 했다.

양양지역 귀농인들은 40∼50대가 13명, 30대가 7명, 20대가 2명으로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관리직 사원, 엔지니어, 세일즈맨 등 하얀 얼굴빛을 지닌 대도시인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자동제어 파트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張吉漢씨(35)는 98년 6월, 9년 직장 생활을 접고 고향 인근마을인 양양읍 서문리로 돌아왔다. 張씨는 지난 3년간 피나는 노력끝에 1천평의 영지 재배사를 갖춘 어엿한 농업인으로 정착했다.

“농기계 정비에서부터 하우스와 관수시설의 설계, 설치까지 자신의 손으로 할만큼 엔지니어로서의 경력은 큰 도움이 됐다”며 “지난 3년간 투자와 재투자를 거듭해 올해부터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면서 가격 안정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지난 99년 귀향, 토종닭을 사육하고 있는 朴柱賢씨(39·강현면 중복리)를 회장으로 선임하고 모임의 활성화를 다짐했다.

襄陽/南宮 연 ypr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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