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 문화권' '신(新)동해 경제권' 등을 주창해 온 지 벌써 여러 해째인데 가시적 결과를 얻어낸 것이 무엇인지를 따져야 한다면 문제다. 환동해 '4+1' 구상이나 '환동해권 황금의 6각 계획' 추진이 제대로 돼 가는지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도 문제이고, '동아시아 관광포럼' 창설 대회를 가진 이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묻게 될 형편이라면 문제다. 그리고 동해안 국제선 취항 얘기가 나온 지난 10 년 간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질문하게 된 오늘의 현실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모두는 하나로 연결된 유기태(有機態)로서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 분명한데, 문제 삼고 싶은 것은 비록 시간이 필요한 일일지라도 이제쯤 어느 정도 성과가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작금 얘기되고 있는 동해안 국제선 취항 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그렇다. 지난 89년 한일해운실무자협의에서 처음 동해∼쓰루가 간 항로 개설 문제가 논의된 이래 지난 10여 년 간 재정 능력 부족, 여건 미성숙 등의 이유로 단 한 발짝도 내디디지 못했다면 이게 도대체 무슨 계획이고 추진인가.

10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으니 10 년 뒤를 내다본 정책이라 하더라도 지금쯤 동해항에서 정기 국제선이 떠 일본도 가고 중국도 가고 러시아도 가야 말 그대로 동해가 중심된 물류(物流)를 실감할 수 있는데, 그런 소식은 감감하고 정기항로 개설, 국제터미널 신축, 국제 수출입 전진기지화 등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없다는 말뿐이다. 물론 당국이야 백두산 항로 개설로 연 10억 달러 교역 효과를 얻는 가시적 성과를 보았고, 그 후 강원도 중국길림성 일본돗토리현 러시아연해주 등 환동해 4 개국 연계 관광코스 개발 합의도 이끌어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1 년 지난 지금 이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동북아시아 경제권은 여건상 결속력이 매우 약하다. 이렇게 10 년이 지나도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아 실현과 성공을 예단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구체적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야 할 반증 요소다. 이제 남북교류 활성화로 시베리아 철도 연결이 가시권에 들어와 물동량 이동 등 강원도 동해시를 기점으로 한 물류 경제성을 제고할 기회라 주장할 만하다. 화주(貨主) 접근, 영업망 구축, 선사(船社) 설립 등의 정책 수립과 집행의 지역 공동화를 내세우면 국제선 취항 회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당국은 이런 노력을 얼마나 해 왔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지 스스로 재점검하여 10 년 끈 동해항 국제선 취항 계획을 하루 빨리 성사시킬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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