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동해경찰서는 미성년자들을 고용해 단란주점에 차배달을 시키면서 이른바 티켓영업을 해온 다방업주를 구속하고 차배달 간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판 단란주점 업주들을 입건했다. 구속된 다방업주는 미성년자 3명을 고용해 티켓비 명목으로 3천만원이 넘는 돈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 보호의 사각지대에서 어둠속을 헤매는 청소년들이 있고 돈에 눈먼 어른들이 이들을 교묘하게 돈벌이에 이용하는 우리시대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여준 사례다. 청소년의 탈선과 이들을 이용한 어른들의 사악한 돈벌이가 음습한 곳에서 독버섯이 자라나듯 그렇게 번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도교육청은 한동안 주춤했던 학교 폭력이 다시 증가하고 집단 따돌림으로 피해를 당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올해를 '학교폭력 대폭 경감의 해'로 정하고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내 중고등학교 학생부장과 지역 교육청 생활지도 담당장학사들을 대상으로 연찬회도 열고 주요도시 지역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하는 대토론회도 개최한다고 했다. 도교육청 홈페이지의 '학생 고충 신고 상담 사이트'를 활용해 학교폭력사건을 예방하거나 해결해준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한마디로 늘어나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뿌리뽑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지만 얼마나 성과를 보게 될지 의문이다. 학교 폭력과 집단 괴롭힘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교육당국은 물론 시민단체가 합세하는 예방 운동을 벌였고 도내에서는 춘천지방검찰청이 대대적인 뿌리뽑기 사업을 벌였지만 근절되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탈선 비행 문제는 어느 나라에서나 골치를 썩일 뿐 속시원한 정답을 찾지 못하는 난제중의 난제이다. 청소년 문제의 근원이 가정에서 비롯되고 2차적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이 이들의 비행을 조장하는 터이라 가정 학교 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하지 않는 한 결코 근절되기 어렵다. 그러나 미성년자인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번져나가고 조직적인 선도의 손길이 적극적으로 펼쳐질 때 최소한 학교폭력만은 더이상 확산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청소년의 비행 탈선이 음주 흡연 환각제이용 등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과 이런 사실이 어른들의 돈벌이와 직결되어있다는 점을 직시한다면 예방책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법과 제도가 아니라 어른들의 가치관이다. 미성년자를 성의 대상으로 생각하거나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어른들의 사악함을 다스리는 일이 우리시대 미성년자들을 보호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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