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 영서본부 취재부국장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롯데시네마가 지난달 28일 도내에서 처음으로 원주관을 개관했다. 롯데시네마 원주관은 7개 영화관에 1200여석을 갖추고 있다. 지난 4월 수출보험공사는 강원지사를 원주에 설치했다. 그 후 수출기업의 금융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02년 원주에 강원지사를 설립했다. 지난 83년 설립 후 천연가스를 공급해온 공사는 2002년 12월 강원권 주배관 공사를 완료하며 같은 해 9월 원주에 강원지사를 설치했다. 대표적인 할인 유통점인 E-마트는 지난 99년 3월 도내 첫 점포를 원주에 개점했다. E-마트는 그 후 원주 점을 교두보로 강릉, 속초, 동해점을 오픈했고 춘천점 개점을 서두르고 있다.
 공기업이나 사기업의 원주진출은 일상화됐다. 이익창출이 최대 목표이자 존립근거인 기업들의 원주행은 이유가 있다. 도내 최대 규모인 인구 30만여명, 도내 첫 차량등록 10만대 돌파, 수도권 등 배후시장과의 최단거리 등등. 원주시는 올해 지역의 대표 축제인 '치악제’를 '강원감영제’로 확대, 발전시켰다. 1차 복원이 종료된 강원감영에서 축제를 치른 것은 나름대로 의미와 원주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했다. 조선 500년 지방행정의 중심이었던 원주에서, 21세기 도내 제 1의 경제, 산업도시로 성장한 원주는 감영제를 통해 원주의 오늘을 점검하고 내일을 다짐했다. 축제동안 관찰사 순력행사와 500여명의 그 후손들이 벌이는 거리행진도 펼쳐졌다. 축제를 지켜본 30만 시민들은 원주의 발전과 달라진 위상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원주의 영광과 위상이 최근 도전을 받고 있다. 1개 동의 주민이 4만명을 넘는 등 인구가 급증하면서 행정수요와 그 비용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도내 최대 규모의 예산을 자랑하고 있지만 치솟는 땅값으로 도로 확장 사업은 보상하기에 바쁘다. 상하수도 문제, 교통난, 주차난 등 시가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해 가고 있다. 또 이익집단의 이해충돌과 개인들의 자기주장이 커지며 시청은 하루가 멀다하고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원주가 내부도전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쟁 자치단체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 혁신도시 선정파동의 중심에 원주가 홀로 서 있다. 입지선정 평가기준 가운데 하나인 접근성에 대한 배점축소 요구는 원주를 겨냥하고 있다. 특정대학 출신 입지 선정위원 교체요구 역시 원주가 탄착점이다. 원주가 내부도전에 이어 외부도전으로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최근 원주를 찾았던 국내 최대 금융기관의 한 임원은 원주 중심도로를 기자와 걸으며 다른 시군과 구별되는 원주의 특징으로 '역동성’을 지목했다. 역동성은 그동안 원주를 발전시켜온 성장동력이다. 따라서 입지 선정위원 재구성과 평가기준 재조정으로 '원주행 혁신도시’라는 열차가 다른 시군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어 보인다. 이 상황에서 경쟁도시의 목소리를 한번쯤 귀담아 들어보고 넘어 가자는 여론도 있다.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치악예술관으로 가는 운동장 한편에 도로원표 표지석이 있다. 원주를 기준으로 춘천까지 82㎞, 강릉까지 119㎞. 1시간 남짓한 거리의 이웃들이다. 지금 원주가 겪고 있는 시련이 강원 제 1의 대표 도시로 성장하면서 겪어야 하는 성장통(成長痛)이라면 원주시민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전쟁과 같은 혁신도시 유치전을 바라보며 느끼는 단상이다. <남궁창성 영서본부 취재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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