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선이 58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유권자들은 지방분권과 혁신시대에 걸맞은 지방자치시대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착근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과거의 밀실·야합정치가 사라지고, 정치개혁 또한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그 이상의 기대심이 한껏 부풀고 있다. 선거법 강화와 유권자 의식 제고 등으로 예전처럼 흑색비방과 지역감정에 호소, 유권자들을 이 후보 저 후보 편가르기 논쟁으로 밀어 넣는 선거풍토를 조장해 온 출마자들의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이 같은 5·31의 소망은 한낮 기우일까. 선거가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출마 후보들간에 벌써부터 비난과 비방이 오가면서, 정책대결이 아닌 '마타도어 식' 선거전으로 변질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유권자들은 돈 선거를 없애고 정책대결을 통한 새로운 정치문화를 이뤄보자는 마당에 후보자간의 '이전투구' 의 양상에 개탄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다 공천제가 도입되고 지역이 합쳐지면서, 소지역주의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유감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역 정가에서도 유권자들이 갈수록 지역을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출마 후보들도 '우리 지역에 의원이 없으면 지역발전을 꾀할 수 없다' 는 논리를 앞 세워 지역바람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자신의 이익만을 좇아 유권자들을 이리 저리 몰고 다니는 후진국형 정치 행태가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념이나 철학이 없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럴싸한 명분만 갖다 붙이면 그만이다.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이들은 유권자들로부터 심판받으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손쉽게 당선될 수 있을까만을 생각한다.
 정치발전은 유권자들이 만들어 가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인물이 아니라, 어줍지 않은 경력에 우선하고, 혈연·학연·지연에 우선해 지역 가르기 투표에 따르겠다는 유권자가 있다면 기필코 그 망념을 깨끗이 없애버려야 한다. 정치적·행정적으로 경험·경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반드시 뛰어난 '민의의 대변자' 가 되지는 않는다.
 지역을 위한 성실함과 노력,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희생과 봉사를 아는 사람만이 지역을 이끌 수 있는 명장임을 알아야 한다. '누군가 하겠지' 하는 무관심속에 사표를 행사한다면, 이는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연고주의에 집착하는 지역구도 굳히기 전략은 유권자들이 준엄한 표로 심판을 가해야 할 것이다. 출마 후보들이 지역 유권자를 정치권 편가르기 대상으로만 삼고, 바람몰이를 통해 선거에서 무기와 방패로 삼기를 작정했다면, 그 착각과 망상 속에서 벗어나도록 일침을 가해야 한다.
 유권자가 현명해야 정치 선진화를 달성할 수 있다.
 그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깨끗하고 현명한 한표 한표가 모여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다. 지역 편가르기나 외풍에 끄떡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 많이 탄생되길 기대한다. 선거는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잔치다. 이번 5·31 지선은 잔칫날이 되었으면 한다. 가식과 위선보다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지역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 줄 양식 있는 지역 일꾼은 진정으로 없을까.
진교원 횡성주재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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