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주식 담보 자금차입 후 주식 재투자 추가수익 실현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란 원래 증권가에서 쓰는 용어로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한 후 보다 수익성 높은 주식에 투자하여 차입비용을 상환하고도 추가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행위를 말한다. 이를 국제금융시장에 응용하면 투자자가 저금리 국가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기법을 지칭한다. 투자대상국의 수익률이 통화가치를 감안한 차입국 금리보다 높을 경우 금리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차입통화에 따라 ‘달러 캐리’, ‘엔 캐리’ 등으로 구분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정확한 규모가 알려져 있지 않으나 국내 주식 등을 포함해 아시아와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행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통화지만 그동안 일본경제의 불황으로 일본은행은 오랫동안 제로금리정책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차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경기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일본은행이 지난달 양적완화정책의 종식을 선언하는 등 금리인상과 엔화가치의 상승이 예상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이 국제금융시장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즉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처분해서 엔화를 갚으려는 투자자들이 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자산가격의 하락이 해당 국가의 주가나 통화가치의 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아이슬랜드의 통화인 크로나화 가치가 급락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외환 및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한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탈이 원인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높은 외환보유액 등으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국제자본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나 그에 따른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환위기라는 큰 고통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국제수지 등 경제 펀더멘털을 건전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국제금융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는 등 위기대응 능력을 키우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신준영 韓銀 강원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