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차단하는 '정보 방화벽'
투자은행·증권사간 부당이득 차단

 최근 LG카드 매각을 두고 논란이 끝이지 않고 있다. 특히 LG카드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신한금융지주의 인수 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이 LG카드의 회계감사인으로서 매분기 LG카드의 회계감사를 통해 회사경영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지주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정보력에서 앞설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자문회계법인의 변경을 요구하였다. 반면에 신한금융지주와 삼일회계법인 측은 삼일회계법인의 회계감사팀과 인수자문팀 간에 '차이니즈 월'이 쳐져 있어 서로 정보가 교환되지 않아 자문사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차이니즈 월은 기업 각 부문 간에서 중요한 미공개 정보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한 '정보 방화벽'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고객회사의 중요한 기밀사항을 다루는 로펌, 컨설팅사 및 회계법인 등에서 강조되고 있다. 또한 증권사, 은행, 신탁회사 등에서 사내 부서간 상반된 이익관계, 즉 금융기관이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복수의 고객에 대하여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이해관계의 충돌 및 경합관계를 방지하기 위하여 인적·물적으로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는 조치로도 사용된다.
 본래 차이니즈 월은 대공황시절 미국 정부가 투자은행과 증권사 간에 부당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내부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금지하며 사용한 용어로 '내부거래의 만리장성'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는 만리장성이 장성 이북의 유목과 이남의 농경을 가르듯 철저히 구획을 가르는 견고한 벽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한편 차이니즈 월과 유사한 개념으로 파이어 월(Fire Wall)이 있는데 이는 증권사, 은행 등 금융회사 간에 상반된 이익관계를 차단하기 위한 업무장벽을 뜻한다. 예를 들어 파이어 월은 은행에서 획득한 미공개정보가 증권회사로 유출되지 않도록 모기업과 자회사간 또는 사외 간 인적·물적 정보를 격리하는 것을 말한다.
 박종필 <한국은행 강원본부 기획조사팀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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