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기조 경제성장 일시적 둔화
그린스펀, 골프 용어 변형 사용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금년도 2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이후 우리 경제의 경기하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이미 정점을 찍고 지금은 경기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주장이 대종을 이루는 반면 정부와 한국은행은 2분기중 경제성장률이 지난 분기에 비해 하락한 것은 경기하강이 아닌 '소프트패치' 현상이고 향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언급된 소프트패치란 일반적인 '경기침체(slowdown)'와 구별되는 말로 상승기조에 있는 경제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것을 뜻하며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을 역임하였던 앨런 그린스펀이 골프 용어인 '라지패치(large patch)'를 변형하여 처음 사용하였다.
 라지패치는 병이나 해충 등의 이유로 골프장 페어웨이 가운데 잔디가 잘 자라지 못한 부분을 가리키는데 골프공이 이곳에 빠지면 골퍼는 공을 제대로 칠 수 없게 되어 위기를 맞게 된다. 은유적인 표현을 즐겨 사용했던 그린스펀은 2002년 11월 13일 의회증언에서 당시 미국경제가 단기적으로는 다소 불안하고 취약하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며 곧 회복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미국경제를 라지패치에 견주어 소프트패치 상황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실제 미국경제는 2003년 이후부터는 이전의 회복세를 되찾아 현재까지 그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프트패치 이외에도 경제상황을 땅에 비유한 표현에는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빠져있는 것을 나타내는 '러프패치(rough patch)', 단기간에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를 나타내는 '습지(marshland)', 경기가 단기간에 크게 하락하는 '경착륙(hard landing)' 등이 있다.
 아무쪼록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러프패치나 습지가 아닌 소프트패치에 놓여 있어 재빨리 경제활력을 찾아가기를 기대한다.

<박성호 한국은행 강원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