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총액에 대한 현금준비 비율
인상땐 통화량 감소… 가계 부담

 지난 11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회의를 거쳐 금융기관 예금지급준비율을 조정하였다.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의 지급준비율을 종전 5.0%에서 7.0%로 인상하고 장기저축성예금의 지급준비율은 현행 1.0%에서 0%로 인하해 장단기 예금간 지급준비율 격차를 확대했다. 지급준비율 인상은 1990년 2월 9일 이후 16년만이다.
 지급준비율이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가진 통화량 조절 수단중 하나로 은행이 고객의 예금인출 요구에 대비해 예금액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하거나 현금으로 보유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올리면 은행들은 더 많은 지급준비금을 보유해야 하므로 예금 중에서 대출할 수 있는 금액이 줄고,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도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지급준비율을 내리면 은행이 대출할 수 있는 금액이 커지고, 시중의 돈도 늘어나게 된다.
 한국은행이 예금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것은 시중의 통화량 흡수라는 측면에서 콜금리 인상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로 평균 지급준비율이 3.0%에서 3.8%로 상승하기 때문에 실제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지급준비율 인상은 직접 은행을 상대로 운용자산을 축소시켜 통화량을 흡수하는 효과를 거두는데 비해 콜금리 인상은 자금 수요자에게 금리부담을 높여 자금수요를 간접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거둔다. 지급준비율 인상이 은행의 자산운용 규모를 축소시키고 파생통화창출 능력을 제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자금수요자에게 대출금리 인상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급준비율 인상은 콜금리 인상처럼 가계나 기업 입장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이 커지기는 마찬가지다.
 그간 우리경제를 짓눌러 왔던 주택가격 급등현상은 저금리로 유동성이 시중에 과잉 공급된 데에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아무쪼록 금번 지급준비율 인상 조정이 시중유동성 증가세를 감속시켜 주택가격 안정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신준영 한은 강원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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