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연회비 아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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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 나연금씨는 오랜만에 통장 정리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한 번도 안 쓴 신용카드의 연회비가 통장에서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얼마 전 만든 신용카드가 생각났다. 물론 주로 사용하고 있는 카드가 따로 있어서 받자마자 가위로 잘라 버렸는데 연회비가 통장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창구에서 고객들을 대하다 보면 은행에 내는 돈 중 가장 내기 싫은 돈이 수수료이고, 카드사에 제일 내고 싶지 않은 돈이 연회비라고 말들을 한다. 현대판 도깨비 방망이로도 불리는 신용카드, 연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국내전용·체크카드 이용경비 절약
'0원 통장' 결제 계좌 활용도 방법


 ■ 연회비 규모
 연회비는 공짜인 것에서부터 100만원인 카드도 있지만 대부분은 2000원에서 2만원선으로 국내 전용카드의 경우 2000원∼1만원의 연회비가 청구되며, 비자나 마스터 등 해외 사용이 가능한 카드는 여기에 5000원이 더 부과된다. 연회비는 카드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카드의 발급과 관리비용의 수수료 형식으로 부과된다.
 또한 여러 가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카드도 연회비가 비싼 편이다.
 물론 연회비를 내는 것이 아까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피할 것은 아니다. 잘만 이용하면 할인 혜택도 받고 마일리지도 올라가 보너스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운전자라면 정유회사의 제휴카드 하나쯤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자신이 주로 어디에 신용카드를 잘 사용하는 지를 먼저 생각해본 뒤에 거기에 맞는 제휴카드를 신청하면 뒤에 연회비 문제로 후회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이용을 안 한다면 연회비가 아깝겠지만 연회비가 비싼 카드는 그만큼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연회비 아끼는 방법
 △연회비가 없는 카드를 찾아라
 비싼 연회비를 내고 본전 이상을 뽑겠다는 사람도 많지만, 카드를 많이 쓰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연회비가 아까울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엔 연회비가 없는 카드 중에도 혜택이 괜찮은 것들도 많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는 평생 연회비가 없는‘아름다운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이 카드는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 소외이웃을 위해 활용하는 기부 카드다. 이외에도 각 카드사별로 연회비는 없지만 혜택은 쏠쏠한 카드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전업계 카드사가 아닌 은행에서 발급받은 카드를 주로 사용한다면 그 은행의 급여 이체 계좌를 개설할 경우 연회비를 면제해 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계좌에서 카드 사용액을 결제해야 한다.
 이밖에 발급받은 뒤 한 해에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하면 다음해 연회비가 면제되는 카드도 있으므로 이런 조건들을 미리 살펴보아야 한다.
 △ 국내 전용카드를 이용하라
 해외 나갈 일이 없으면 국내 전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무심코 비자나 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가 찍힌 카드를 여러 장 가지고 있다면 한 장만 남겨두고 모두 국내 전용카드로 전환하면 연회비를 아낄 수 있다. 현재 국내 전용카드는 국제 브랜드가 있는 국내외 겸용카드보다 연회비가 5000원가량 싸다.
 물론 국내 전용카드밖에 없더라도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기면 그때 가서 국내외 겸용카드를 발급받으면 된다.
 △반납 받아라
 카드사들은 사용하지 않는 휴면 신용카드에 대해 연회비를 반환하고 있다. 이용실적이 없는 카드의 경우 모든 카드사가 언제든지 연회비를 반납해주고 있는데 콜센터 전화만으로 즉각 반납 받을 수 있다.
 △ 0원 통장을 활용하라
 주위 부탁으로 필요 없는 카드를 만들게 될 경우 소위 '0원 통장'을 이용해도 된다.
 카드 연회비는 일종의 멤버십 회원비 개념이어서 연체료가 붙지 않는다.
 따라서 예금이 전혀 없는 '0원 통장'을 결제계좌로 해두면, 연회비가 인출되지 않고 연체도 안 된다. 물론 자기 자신의 신용에도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 체크카드를 이용하라
 체크카드는 연회비가 없다.
 체크카드란 신용카드처럼 전국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이용하되, 본인의 통장 잔액 내에서만 결제가 이뤄지고 연회비가 부과되지 않는 카드인데 카드사들은 저마다 다양한 체크카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물론 체크카드는 할부혜택 등을 받을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박기환 신한은행 후평동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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