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펀드투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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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쿼바디스(Quo Vadis)'의 한 장면. 사도 베드로가 성도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피아가도(Appian way)를 걸어 로마를 빠져 나갈 때 길에서 예수님을 만난다. 베드로는 흐느끼는 소리로 말한다. "쿼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2006년 재테크 시장도 저물어가고 있다. 전 국민을 기쁘게도 했고 슬프게도 했던 2006년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러면 올해 여러 재테크 상품 중 무엇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기쁨을 주었을까?

중국펀드 수익률 50% 육박… 국내 5% 미만
어린이 펀드·노후 대비 상품 인기 '급상승'

 ■ 해외펀드 강세
 2006년 재테크시장의 화두는 해외펀드였다. 단연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금융상품들의 수익률을 훨씬 앞지르며 독주 하다시피 하였다. 연초만 해도 해외펀드를 적극 추천하는 전문가들은 사실 소수밖에 없었다. 2005년도에 국내 주식형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해외펀드에 가입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과 원자재와 금에 투자하는 실물 펀드, 해외 부동산 펀드 등이 주목을 받았고 지금도 판매가 늘고 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가운데 수탁고 10억원 이상인 96개의 평균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21.74%에 달해 투자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특히 해외투자 펀드 가운데 중국 펀드들은 수익률이 50%대에 육박하는 대박을 터뜨린 경우도 생겼는데 신한BNP파리바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무려 49.98%에 달해 묻지마 중국펀드 가입 열풍을 이끌었다. 이처럼 중국 펀드가 강세를 보인 것은 중국의 경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 증시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 국내 주식형펀드 부진
 해외펀드와는 달리 지난해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했던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한국 증시가 달러약세,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수급요인, 정보기술(IT)기업 실적부진 등 안팎의 불안요인으로 글로벌 증시의 동반랠리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비중이 70%를 초과하는 385개 성장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0.52%로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또 주식비중이 41∼70%인 72개 안정성장형은 3.18%, 주식비중 10∼40%인 안정형도 2.88% 수익률에 그쳤다.
 그나마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이 연초대비 4.49%의 수익률을 올려 그나마 체면을 살릴 수 있었다.
 ■ 채권형펀드 현상유지
 지난해 고전했던 채권형펀드는 비교적 선전을 하였다.
 75개 채권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71%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1.89%에 비해 배 이상 높아진 수치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ㄷ이는 올들어 2차례의 콜금리 인상에도 통화 긴축 중단에 대한 기대 속에 채권 금리가 꾸준히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 '금' 강세
 금가격 상승률도 만만치 않았다.
 계좌를 이용해 금거래를 할 수 있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금적립'상품의 경우 지난해말 매매가 기준가격이 1g에 1만6610원이었으나 지난달 말 현재 1만9049원으로 14.68% 상승했다.
 매매시 내야하는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말 구입해 지난달 말 매도했다면 11.97%의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2005년에 이어 2006년도 '금'이 강세를 보인 한해였다.
 ■ 다양한 테마상품 인기
 기업의 사회적-환경적-경제적 관점 등을 평가해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SRI펀드도 인기를 끌었는데, SH자산운용이 2005년 11월 '탑스 아름다운 종류형 주식투자신탁'을 출시한 이후 올해 많은 SRI펀드상품이 출시 되었다.
 이밖에 노후대비를 위한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적립식 투자에다 자산 재할당 및 목표 만기를 더한 라이프 사이클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일반적인 펀드 상품이 가입할 때 결정한 자산배분이 펀드를 폐쇄하는 순간까지 바뀌지 않는 것과 달리 매년 자산 재할당을 통해 투자자가 원하는 자산투자 비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다.
 또한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펀드 등 특정계층을 겨냥한 펀드들도 올해 잇따라 출시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삼성그룹주펀드가 여러개 출시되어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음은 물론 짭짤한 수익률도 안겨다 주었다. 물론 삼성그룹주 관련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 20위에 대거 랭크되는 기염을 토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을 하였다.
<박기환 신한은행 후평동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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