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연중기획] 강원경제 기 살리기 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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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는 2007년 '황금돼지해(정해년·丁亥年)'를 맞아 강원경제의 총체적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강원경제 기(氣) 살리기' 연중 시리즈를 보도한다. 제조, 건설, 유통, 시장 등 경제현장에서 보석같이 빛나는 모델들을 집중 발굴, 경쟁력을 공유하자는 차원이다. 강원경제의 근간을 떠 받치고 있는 현장 역군들과 우리 이웃들의 땀, 노력, 도전정신을 새롭게 조명하고 발전 과제와 대안을 도출하는 과정은 지역경제 발전의 새로운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제조·건설·유통현장 우수사례 발굴
 정보 공유·경쟁력 강화 기회 제공


 ■ 강원경제 현주소
 통계청 강원통계사무소는 최근 발표한 '2005년 강원도 지역내 총생산(GRDP) 및 지출추계'에서 강원도의 실질성장률이 0.3%라고 밝혔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 기록이다.
 강원도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도 1489만원으로 전국 중하위권으로 조사됐다.
 도내 총생산도 22조653억원으로 전국(815조2893억원)의 2.7% 수준에 그쳐 열악한 강원도 산업의 현주소를 실감케 했다.
 이같은 수치상 기록은 2006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유치를 많이 했다고는 하지만, 상당수가 휴·폐업 하거나 부도 상태에 직면해 기업유치 효과를 반감시켰고 체감경기와 실질성장률에 큰 영향을 마치는 건설업 등이 극심한 침체상황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는 지난 5년간 모두 314개 기업을 유치, 같은기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844개 기업중 37%를 불러들였지만, 이 가운데 100여개 정도는 현재 휴·폐업을 했거나 부도로 인해 공장 가동이 어려운 상태여서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의 경우도 도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곳곳에서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는데다 업체 난립에 따른 경쟁 심화, BTL(임대형 민간자본투자사업) 사업의 확대 등으로 인해 도내 업체들의 입지가 현저히 위축되는 등 극심한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다들 아우성이다.
 이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최근 강원도민일보가 실시한 지상좌담회 의견조사에서 각종 SOC사업을 확대하고, SOC 및 대단위 아파트 건설사업, BTL 사업 등에 지역업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도내 서민들의 생활경제와 소비의 근간이 돼야 할 재래시장도 대형 할인점 등의 공격적 진출로 인해 추석·설 등 이른바 전통적 '대목'에도 상경기 활성화에 재미를 못보는 등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할인점들의 잇단 도내 진출은 쇼핑의 편의를 제고시키기는 했으나 자금의 역외유출과 재래시장 상권 침체 등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않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지난해 7∼8월 해수욕장 개장기간이 끝난뒤 피서철 관광수입이 2005년보다 161억원(17.4%)이 감소한 768억원으로 집계됐다는 자료를 발표하면서 피서객들의 할인점 이용도 관광수입 감소의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대형 할인점들의 매출액은 서울 본사로 송금되기 때문에 지역내 관광수입으로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신세계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형마트에 이어 슈퍼마켓 진출까지 추진, 동네 상권을 놓고 할인점과 편의점, 동네 슈퍼마켓 등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바야흐로 '상권의 전국(戰國)시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지역내 소비시장에서 중심 상권을 형성해온 재래시장들로서는 더욱 반갑지 않은 경쟁 구도다.
 ■ 기(氣) 살리기∼희망의 씨앗
 그러나 이처럼 강원경제를 덮고 있는 먹구름이 짙다고해도 그냥 앉아서 비를 맞을수는 없는 일이다. 또 난관이 크면 클수록 거기에 맞서는 도전 의지가 더욱 빛나는 경제현장 또한 적지않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도내 제조업체들이 올해 처음으로 수출 10억달러를 달성, 억달러 단위로 두자릿수 시대를 열었다는 것은 강원경제의 경쟁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역 전문가들은 "2006년 강원도 수출 10억달러는 기록상 우리나라 수출 3000억달러에 비춰 볼때 0.3% 밖에 안되는 미미한 수치지만, 변변한 대기업 하나없어 '제조업 불모지'나 마찬가지로 인식돼온 곳에서 순전히 중소기업들의 힘만으로 이뤄낸 땀의 결실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출품목이 의료기기, 자동차 부품 등 첨단품목으로 선진화 하고 있는 점도 청신호다.
 건설업의 경우는 최근 강원도민일보가 마련한 건설단체 지상 좌담회에서 도내 건설인들의 화합 구심체로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됐던 '강원 건설단체연합회'가 이달 출범을 앞두고 있어 고무적이다.
 대한건설협회 도회와 전문건설협회 등 8개 도내 건설단체가 중심이 돼 결성되는 '강원 건단연'은 앞으로 극심한 침체상황에 허덕이고 있는 도내 건설경기 활로타개를 위해 입찰참가 수수료 폐지, 도내 지역 수주물량 확대를 위한 공동노력, SOC사업 확충 등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은 수해복구 공사 특수를 노린 외지 업체들의 도내 이전이 속출, 수주경쟁이 심화되면서 도내 업체들이 설땅을 잃어 오히려 적자경영을 걱정해야 할 판 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수해가 컸던 인제와 평창지역 복구공사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 건설기술 자격증을 불법으로 대여받은 외지건설업체 대표 30명을 지난해말 무더기로 적발하기도 했다. '건단연'이 이달중에 공식 출범해 본격활동에 들어가면 이같은 외지업체들의 부실시공 방지에도 큰 역할이 예상된다.
 재래시장도 대형할인매장의 시장 잠식에 시달리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랜세월 장맛처럼 묵은 경쟁력이 사람들의 입맛과 손길을 사로잡는 점포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재래시장에서 "깎아달라, 더 달라" 물건 값을 흥정하고, 덤으로 얹어주는 훈훈한 인심을 맛보는 것은 대형 할인점의 잘 진열된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고르는 즐거움에 못지않은 쇼핑의 백미다.
 지역경제인들은 "선거때 마다 모든 후보들이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있는데, 선거가 끝나고 나면 당선자들이 행사 참석에 더 바쁜것이 현실"이라며 "경제 현장의 보석같은 일꾼들을 발굴, 기(氣)를 살려준다면 기업유치와 지원, 일자리 창출에도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동열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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